2025년 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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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콘클라베가 우리에게 남긴 것

박예슬 헬레나(신문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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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미국인 출신 교황이 선출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세계 패권국인 미국이 종교 권력까지 갖는 것을 우려해 그동안은 미국인 출신 교황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친가톨릭적 발언으로 표심을 호소했지만, 정작 당선 후 행보는 그렇지 않았다. ‘자국민 우선주의’라는 미명 아래 실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백인’ 난민 49명 입국은 허용한 반면, ‘유색인종’ 이민자 4만 1000명은 잡아들이는 족족 교정시설에 수용했다. 수용시설이 부족해 전국적으로 교도소를 증축하는 실정이라고 하니,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 전 “장벽이 아닌 다리를 세우라”고 거듭 당부한 이유를 새삼 깨닫는다.

트럼프는 콘클라베 시작 전에도 인공지능을 통해 교황 복장을 한 자신의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해 신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신자로서 너무나도 잠잠한 교황청 반응이 의아했지만,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낸 새 교황을 마주한 순간 의구심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최초의 미국인 출신이자 페루 빈민가에서 20여 년간 사목한 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 레오 14세 교황에 따라붙는 수식어를 살펴보면, 교황청의 가장 부드럽지만 묵직한 견제구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도 눈앞에 다가왔다. 국가의 중차대한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가슴이 답답해지곤 한다. 여당은 경선으로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를 달밤에 갈아치우려다 실패하며 다시금 ‘12·3 비상계엄 사태’가 떠오르게 하고, 야당은 ‘단 한 명만을 위한 법’을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의 자리가 봉사직이 아닌 ‘왕좌’라고 여길 때 나올 수 있는 현상이다.

6월 3일, 다시금 추기경들의 지혜를 떠올릴 차례다. 정쟁보단 민생을 우선하는, 오랜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으로 나아가는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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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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