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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승천 대축일

[류재준 그레고리오의 음악여행]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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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승천 대축일(In Ascensione Domini)은 그리스도교에서 부활하신 주님이 승천하심을 기리는 날이다. 전통적으로 가톨릭교회에서는 주님 승천 대축일을 주님 부활 대축일로부터 40일째 되는 부활 제6주간 목요일에 지내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님 승천 대축일이 의무 축일이 아닌 일부 나라에서는 부활 제7주일로 옮겨 지내고 있다.

주님이 하늘에 오르는 승천(Ascension)은 종교적으로 지극하고 신성한 상징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다른 세상으로 옮겨간다는 초유의 발상은 현대 과학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뛰어난 과학자들이 오랜 시간 궁구해 이 세상엔 수많은 다른 차원이 동시에 존재하며 각각의 세계는 다른 세계와 공명없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설을 만들었다. 이것이 양자역학의 세계인데, 그 각각의 세계를 넘나들 수 있다는 것은 아직도 가설조차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

이전 사람들의 꿈이 하늘을 나는 것이라면, 지금은 차원을 이동하는 것이 그 꿈을 대신한다. 성경에서 말한 바가 황당하고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과학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이를 증명한 사례가 늘고 있다. SF 문학계의 거장 아서 클락(Arthur C. Clake)은 고도로 발달한 과학은 마법처럼 보인다고 했다.

주님의 승천을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한 작곡가는 많았지만 여기서는 프랑스의 작곡가 메시앙(Olivier Messiaen)을 소개하려 한다. 메시앙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포로로 수용소에 감금되었다. 이때 작곡한 것이 그 유명한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Quatuor pour la fin du temps)’다. 포로수용소에서 야간 불침번을 서며 악상을 구성했고, 수용소에서 만난 다른 음악인들과 함께 영하 20도의 추위 속에서 이 곡을 세계 초연했다.

전체 8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메시앙이 연주자들을 만날 때마다 점점 연주자가 많아진다. 곡을 주의 깊게 듣다 보면 메시앙의 주요 모티브인 새 지저귀는 소리와 빛의 반짝거림이 연상된다. 극도로 자연적이고 회화적인 아름다움이다.



메시앙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

//youtu.be/QAQmZvxVffY?si=1oQJDutR9lKQlVJ7



신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메시앙은 그의 탁월한 색채 공감력을 활용해 ‘승천’을 작곡했다. 그는 이 작품의 각 악장에 선법과 조성에 따른 색채로 가톨릭의 상징성을 부여했으며, 처음에는 파이프 오르간으로 작곡했지만 뒤에 관현악을 위해 스스로 편곡했고, 작품 부제를 ‘그리스도의 승천-교향적 명상’이라고 명기했다.

그의 제자들(피에르 불레즈·카를하인츠 슈톡하우젠·이안니스 크세나키스)이 현대 음악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었지만, 메시앙은 좀더 영적인 신비로움과 색채감에 침잠하였다. 그가 가톨릭 신앙을 위해 작곡한 많은 작품 중 ‘그리스도의 승천’은 백미라고 할 수 있겠다.



메시앙 그리스도의 승천(L''Ascension)

//youtu.be/uiYhHupPPFg?si=aKmBidpjnYOcgji4





류재준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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