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를 비롯한 3대 종교인들이 5월 27일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앞에서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경영진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제공

천주교·개신교·불교 등 3대 종단 종교인들이 지난 5월 19일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기업의 책임 있는 조치와 정부의 엄정한 대응을 촉구하고자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위원장 김시몬 신부) 등 3대 종단 노동위원회와 민주노총 파리바게뜨 지회 등은 5월 27일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앞에서 ‘SPC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및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관계자들의 책임을 촉구했다.

종교인들은 ‘또 다시 죽음을 반복할 것인가’란 주제 입장문을 통해 “2022년 평택공장, 2023년 성남 샤니공장 사망사고 이후에도 SPC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며 “회사는 여러 차례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현장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고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은 기업의 무책임과 생명 경시 문화를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질적 책임자인 회장이 빠진 사과는 형식적이며 법적 책임 문제 역시 회피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교인들은 “종교의 가르침과 도리를 따라 노동자 편에 서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며 △반복되는 노동자 사망사고 책임 및 허영인 회장 사과 △정부의 SPC 경영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기업 차원의 실효성 있는 근본 대책 수립 및 공개 △고용노동부의 수사 진행 및 송치 관련 상황 공개 등을 촉구했다.

앞서 5월 19일 SPC삼립 시화공장 크림빵 포장 공정에서 일하던 50대 여성 노동자가 냉각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졌다. 이후 SPC 경영진은 사내 공지와 국회 간담회를 통해 유가족에 사과와 재발방지를 표명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