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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숙인 위한 목욕탕 ‘우리물터’서 25년간 봉사한 홍순용·조재순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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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를 하면서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우리물터에서 봉사하며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고 느끼며 살아갑니다."


서울대교구 남대문시장준본당 ‘우리물터’에서 25년 간 봉사해 온 홍순용(이냐시오)·조재순(클라라) 부부는 “노숙인 이용자들과 함께한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부는 지난 5월 21일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명의 감사패를 받았다. 우리물터는 노숙인, 쪽방촌 거주자 등이 목욕·빨래를 할 수 있도록 본당이 마련한 공간이다.


본당 초대 사목회장이었던 홍 씨는 본당 초대주임 이성원(베드로) 신부와 함께 우리물터 설립에 앞장섰다. 당시는 IMF 외환위기로 노숙인이 급증한 때였다. 성당 완공 후 “내적 성전을 세우자”는 이 신부의 제안에 홍 씨는 지하도에서 노숙인들을 직접 만나 식사나 방한도구 등을 전하며 노숙인을 위해 봉사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도움은 큰 힘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고, 모임을 구성해 지속적인 도움을 줄 방법을 고민해 마련한 곳이 우리물터다.


“단 한 두 사람이라도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우리물터의 문을 여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봉사합니다. 굉장히 어렵고 막막한 순간에도 일이 해결되는 걸 보며 ‘이건 우리의 일이 아니라 하느님의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남대문시장 신자들이 좋은 뜻으로 설립한 곳이었지만,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많은 노숙인이 모여들어 민원이 들어오고, 후원금과 봉사자 부족으로 운영 중단을 고민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우리물터에는 도움의 손길이 이어져왔다. 홍 씨 개인적으로도 가게 운영이 어려운 시기도 있었고, 암 투병도 했다. 그래도 그는 힘 닿는 대로 매주, 또 우리물터에 문제가 생기면 가게를 비우고서라도 찾아 봉사했다.


홍 씨가 그렇게 봉사에 매진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해준 것이 아내 조 씨였다. 홍 씨 대신 가게를 지켜야했기에 우리물터 현장에 나설 수는 없었지만, 조 씨는 홍 씨가 봉사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런 노고에 감사패도 함께 받았다.


조 씨는 “처음에는 세상일은 뒷전으로 하는 남편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온전히 봉사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라며 “노숙인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잘 대접하려는 남편의 모습에 ‘예수님께서 이 아들을 얼마나 예쁘게 생각하실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이용자들이 가족 같다는 느낌입니다. 힘들었던 순간들도 이용자들과 함께하면서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봉사하면서 준 것보다 받은 것이 더 많은, 참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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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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