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호수
Burma, 2011.
‘버마의 심장’이라 불리는 인레 호수는
고원 지대에 자리한 ‘산 위의 바다’이다.
푸르스름한 물안개 속에 태양이 떠오르면
인레 어부들은 고요한 호수 위를 걷듯
가만가만 두 발로 노를 저어간다.
인레 호수의 고기잡이는 천지인天地人이 하나 되어
이뤄내는 부드럽고 치열한 떨림의 몸짓이다.
자연이 길러준 것을 오늘 하루 필요한 만큼만 취하는
깨끗한 노동은 감사한 밥이 되고 평정한 영혼이 된다.
작은 그물을 당겨 은빛 물고기를 거두어 받는 시간,
어부의 노동은 우아한 춤이 된다.
박노해 사진 에세이 「다른 길」 수록작
글·사진 _ 박노해 가스파르
※ 서울 종로구 통의동 ‘라 카페 갤러리’(02-379-1975)에서 박노해 시인 상설 사진전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