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30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파도 속에 심은 나무가 숲을 이루다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파도 속에 심은 나무가 숲을 이루다


Indonesia, 2013.


 


2004년, 쓰나미가 아체 주민 수십만 명을 쓸어갔을 때


가장 먼저 해일이 덮치고 가장 처참히 파괴된


울렐르 마을은 거대한 폐허의 무덤이었다.


당시 스물다섯 살 청년 사파핫은 바닷물 속에


홀로 손가락만 한 바까오 나무를 심고 있었다.


“이 여린 바까오 나무가 지진 해일을 막아줄 순 없겠지만


자꾸 절망하려는 제 마음은 잡아줄 수 있지 않을까요.”


무릎을 꿇고 나무를 심던 그는 끝내 파도처럼 흐느꼈다.


8년 만에 다시 찾아온 나는, 그만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 가느란 바까오 나무가 파도 속에 자라나 숲을 이루었고,


사파핫은 오늘도 붉은 노을 속에 어린 나무를 심고 있었다.


절망의 바닥에서 자라나지 않은 건 희망이 아니지 않느냐고,


파도는 끝이 없을지라도 나는 날마다 나무를 심어갈 거라고.


 


박노해 사진 에세이 「다른 길」 수록작


글·사진 _ 박노해 가스파르
※ 서울 종로구 통의동 ‘라 카페 갤러리’(02-379-1975)에서 박노해 시인 상설 사진전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5-06-25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6. 30

이사 42장 6절
주님인 내가 의로움으로 너를 부르고 네 손을 붙잡아 주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