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카리타스 설립 50주년 기념행사가 6월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일대에서 열렸다. 한국교회 사회복지 활동가들은 세미나와 음악회, 감사미사와 기념식, 도보성지순례 등 다양한 행사를 함께하며 반세기 성장 여정을 돌아보고 앞으로도 더 많은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겠다는 사명을 마음에 새겼다.
◎… 6월 19일 오전 서울대교구 새남터 순교 성지. 서울대교구가 주관한 ‘희망의 길’ 도보성지순례 출발점에는 전국 각 교구 사회복지회(국) 직원과 활동가, 남녀 수도자, 해외 카리타스 초청 인사 등 450여 명이 모였다. 이번 순례는 4월 23일 출범식으로 시작된 전국 릴레이 도보성지순례의 마지막 여정으로, 참가자들은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절두산 순교 성지까지 5.2㎞를 걸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정진호(베드로) 신부는 “하느님의 사랑을 삶으로 증명하는 카리타스 가족은 순교자들의 신앙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고 순례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상계종합사회복지관 유채현(파우스티나) 복지사는 “많은 업무로 지칠 때도 있지만, 지원 대상자들의 응원과 사랑이 늘 힘이 되었음을 순례 중 묵상했다”며 “오늘의 더위를 내일의 열정으로 바꿀 힘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4월 26일부터 6월 5일까지 두 개 라인 167km 구간에서 열린 전국 릴레이 도보성지순례에는 350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1㎞당 1000원을 기부하는 나눔을 넘어 생태적 회심, 순교자 정신 등 카리타스 실현에 바탕이 되는 가치들을 묵상하고 실천했다.
◎… 도보성지순례에 이어 이날 오후 3시에는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조규만(바실리오) 주교 주례로 설립 50주년 감사 미사가 봉헌됐다. 국제 카리타스와 아시아 카리타스 인사들도 행사에 참석해 한국 카리타스와의 협력 관계를 되새기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모이라 모나첼리 국제 카리타스 제1국장은 미사 후 열린 기념식에서 6세기 성화 <그리스도와 성 메나스>를 조규만 주교에게 선물했다. 성화는 신앙과 사명을 함께하는 우정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카리타스 회원 기구 간 연대를 상징한다. 모나첼리 국장은 “한국 카리타스의 세심한 협력과 위기 지역에 대한 지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카리타스 활동가로 현재 아시아 카리타스 의장을 맡고 있는 베네딕트 알로 드 로자리오 박사는 축사에서 “한국 카리타스의 도움으로 디나즈푸르교구 성당이 재건되고, 인근 5개 마을의 무주택 가정이 새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양국 카리타스 간 협력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 감사미사에 앞서 18일에는 명동대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기념 음악회가 열렸다. 발달장애인 연주자들로 구성된 한우리오케스트라와 cpbc 소년소녀합창단이 <그를 따르겠어요>,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등 다양한 곡을 선보였다. 지휘를 맡은 전소영(아녜스) 음악감독은 “장애를 극복한 연주자들처럼, 한국 카리타스도 세상에 희망을 전하는 활동을 계속 이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념행사 기간 명동대성당 마당과 1898 광장에서는 사진과 영상을 통해 한국 카리타스와 전국 가톨릭 사회복지회(국)의 역사와 주요 활동을 소개하는 전시도 열렸다. 전시를 찾은 유영자(가브리엘라·서울대교구 서원동본당) 씨는 “한국 카리타스가 세계에 희망을 전해온 것이 자랑스럽다”며 “서로 돕는 세상을 위해 작은 실천이라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