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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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주일

[류재준 그레고리오의 음악여행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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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일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이다. 주님의 첫 번째 제자인 베드로와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실 때 한 번도 직접 뵙지 못하고 교인을 박해하던 성 바오로를 같은 날 축일로 묶은 것이 오묘하다.

성 베드로는 믿음의 상징이자 초대 교회 지도자였으며 기초를 담당하였다. 하지만 성 베드로는 배신과 회개의 상징이기도 하다. 예수님께서 잡혀가셨을 때 세 번이나 부인하였고, 주님의 뜻과 다르게 행동해 핀잔을 받기도 했다. 박해를 피해 로마를 떠나는 베드로가 로마로 향하는 주님께 한 질문이 그 유명한 ‘쿠오 바디스(Quo vadis Domine,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다. 세 번이나 주님을 부정했던 이가 회개를 통해 초대 교황이 되었고, 두려움에 도망하던 이가 순교할 것을 알면서도 다시 발걸음을 돌린 것은 감히 따라 할 경지가 아니다.

성 바오로 역시 주님을 부정했던 대표적인 반그리스도 진영의 박해자다. 놀라운 것은 주님을 직접 접하지 않고 회개하여 충실한 신자가 되었다는 점이다. 주님의 부활을 믿지 않는 이들을 위해 실제로 그들 앞에 나타나신 주님이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라고 하신 말씀을 누구보다 잘 따른 이가 성 바오로다. 성 베드로가 교회의 터전을 닦았다면 성 바오로는 교회를 확장시키고 개척했다. 이 두 분을 함께 축일에 모시고 이번 주를 교황 주일로 제정한 것은 이들이 교회의 목적과 본질을 확립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는 미사 중 복음서 낭독 전을 위해 17개의 짧은 교회 소나타를 작곡했다. 교회와 대립하고 반항하기도 한 모차르트였지만 그를 고용하고 배움의 기회를 준 것도 마찬가지로 교회였다. 당시의 교회는 종교 이전에 삶의 터전이었고 활동의 기반이었다. 이를 위해 헌정한 모차르트의 작품은 밝고 경쾌하며 온유하다.

모차르트 교회 소나타 1번 내림마장조, K. 67

//youtu.be/UFOcjqceHGQ?si=0nuyu83zluYpa5fk

바흐 이전 최고의 작곡가인 팔레스트리나(Giovanni Pierluigi da Palestrina, 1525~1594)를 이제껏 제대로 소개하지 않았던 것이 아쉬웠는데, 그는 동시대의 모든 대위법을 총체적으로 습득하고 완벽하게 구사한 대위법의 대가다. 그의 선율은 영감에 가득 차 있으며 따뜻하고, 품위 있으며 순수하다. 그 이전의 음악가들이 이룩한 모든 음악적 성과를 아득하게 뛰어넘은 독보적인 존재다. 바티칸의 대성전이자 성 베드로의 무덤 위에 세워진 대성당의 오르가니스트로 평생 교회를 위해 봉사했으며, 그의 작품은 생전부터 종교음악 양식의 ‘절대적 완성품’으로 취급되었다. 팔레스트리나가 구현한 음악 세계는 후대의 모든 음악가에게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 그의 걸작 ‘너는 반석(베드로)이다’는 성스러움의 극치를 한계 없이 느끼게 해준다. 팔레스트리나 너는 반석이다.(Missa Tu es Petrus) 중 키리에(Kyrie)

//youtu.be/CKuBzaE0nDw?si=D_XGilgw_SoNan06















류재준 작곡가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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