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25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과학과 신앙] (34)그들은 진정으로 ‘일어서는 사자’일까? (전성호 베르나르도, 경기 효명고 과학교사)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1986년 방영된 TV 영화 ‘기드온의 검(sword of Gideon)’은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검은 구월단이 이스라엘 선수들을 학살한 것에 대한 이스라엘의 복수를 다루고 있다. 액션과 스릴이 가미된 첩보 영화이지만 복수는 복수를 부르는 악순환 속에 결국 폭력의 끝은 어디이고 진정한 평화와 용서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수작이었다. 이 영화는 같은 사건을 다룬 유다인 출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뮌헨(2005년)’에 영향을 주었다.

이스라엘은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 멍은 멍으로 갚아야 한다.”(탈출 21,24-25)는 구약성경 구절을 너무나 문자 그대로 실천하는 것 같다. 이스라엘은 2023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의 전쟁을 시작한 이래 지금도 가자 지구를 초토화시키고 있으며, 이번 6월 13일 새벽에는 이란의 핵 연구 시설과 과학자들을 제거할 목적으로 이란을 공습했다. 이에 따른 민간인 피해도 많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으며 이란 역시 미사일 공격으로 맞대응하며 중동 지역에 전쟁 확산의 위기가 고조되면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이란에 대한 공습 작전명을 ‘일어서는 사자(rising lion)’라 부르며 자신들의 군사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열변했다. ‘일어서는 사자’의 본래 의미는 ‘사자처럼 용맹한 민족’이란 뜻으로 이는 이스라엘이 사자처럼 강하고 용맹한 민족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스라엘의 일련의 행동들을 생태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우려되는 점들이 있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와 생태학은 생물학의 중요한 분야로 부각되고 있는데, 이는 인간도 결국 생태계를 이루는 수많은 생물 군집 중 하나이며 동물 세계에서 일어나는 자연의 원리들이 인간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인구팽창과 그에 따른 식량·자원 부족, 주거 공간 부족, 환경오염, 자연파괴 등 인류가 당면한 많은 사회적·지정학적 문제들은 결국 생태학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그 원인과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음이 분명해지고 있다.

생태계에서 어떤 생물이 서로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관계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먹이 지위, 그 생물의 서식 공간이 차지하는 지위는 공간 지위라 하며 이 둘을 합쳐 생태적 지위라고 한다. 만약 서로 다른 두 생물 사이에 생태적 지위가 겹치게 되면 한정된 먹이와 생활공간을 두고 치열한 다툼인 경쟁이 일어난다. 경쟁 관계에 있는 두 생물 종의 싸움이 치열해지면 한 종이 다른 종을 전멸시켜버리는 경쟁·배타의 원리가 작용하는데 이는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냉혹한 현실이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동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성이 있으며 관용과 용서, 박애의 마음이 있다. 마하트마 간디는 “눈에는 눈을 고집한다면 모든 세상의 눈이 멀게 된다”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길이다”라고 역설했다.

6·25 발발 75주년을 맞는 6월 25일 「남북통일 기원 미사」 제2독서 말씀이 오늘따라 더 무게 있게 들려온다.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에페 4,31-32)



전성호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6-25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6. 25

신명 6장 5절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