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차 한국을 방문 중인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이 7일 레오 14세 교황의 구두 초청 의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이 대통령도 이날 접견에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에 앞서 교황을 알현할 기회를 갖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교황청이 남북 관계 개선에 특별한 기여를 해주길 기대했다. 이에 앞서 대통령실이 최근 교황청에 ‘가까운 시일 내 교황을 알현하고 싶다’는 내용의 친서를 보낸 사실도 알려졌다.

이번 만남은 한국 교회에도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레오 14세 교황은 유흥식 추기경을 통해 최근 남북 관계 진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대통령의 교황 알현이 성사되고, 대통령의 제안대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때 교황 방한과 함께 방북까지 실현된다면 그의 방문은 희망의 상징이자 전 세계에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트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교황청은 한반도 평화를 가로막는 분단의 비극과 인권 문제에 일관되게 관심을 보여왔다. 또 교황청의 평화 외교는 국제사회에서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만남의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대한민국 정부가 교황청에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역할을 요청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유 추기경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인을 위해 기도하지 않으면 정치인을 비판할 자격도 없다고 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했다. 정치인은 누구보다 더 많은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함도 강조했다.

한국 교회는 평화를 위한 결실이 맺어질 수 있도록 더욱 깨어있어야 한다. 교황을 알현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희망이 단지 뉴스 한 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첫걸음이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