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이하 WYD)를 담당하는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대표단이 7월 8일부터 13일까지 방한해 한국교회와 함께 ‘2027 서울 WYD’ 준비 상황을 공유하고, 현장을 답사했다. 아울러 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기원 식수 행사에 참여하고, 대회 준비에 한창인 청년 봉사자들을 격려했다. 대표단이 방한한 것은 2024년에 이어 두 번째다. 글레이손 데 파울라 소자(Gleison De Paula Souza) 평신도가정생명부 차관은 일정 중 “다가올 2027 서울 WYD는 한국과 전 세계 청년들에게 그리스도의 희망을 전하는 표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대표단은 7월 9일 서울 합정동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서울대교구 WYD 기획사무국 봉사자들과 함께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성공개최 기원 식수’ 행사에 참여했다.
행사는 한국교회 청년들이 2년 뒤 서울 WYD에서 전 세계 청년들에게 기후위기 극복을 강조하고자 정한 실천사항 중 하나인 난지도에 ‘묘목 1만 그루 심기’를 대표단이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소자 차관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공동의 집인 지구를 잘 가꾸고 ‘생태적 감수성’을 가지길 바라셨다”며 행사 취지에 깊이 공감했다.
‘나무 심기’에는 2027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바오로) 주교와 4명의 청년 봉사자들이 대표로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구슬땀을 흘리며 삽으로 흙을 퍼 나르고 물을 뿌리며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절두산 순교성지에 나무를 심은 것은 대회가 열릴 한국교회가 순교자들의 피와 땀으로 일궈진 교회라는 특별한 의미도 담겨있다. 기획사무국장 이영제 (요셉) 신부는 행사에서 “청년들의 생태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응원하는 이 자리가 특히 우리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순교한 이 성지에서 그 후손인 청년들과 대표단이 함께한 가운데 열린 것은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대표단은 7월 10일, 대회를 준비하는 27개 팀 청년 봉사자 대표 모임이 열린 서울 명동 기획사무국도 찾았다. 봉사자 팀 간 소통과 교류를 위해 마련된 이 모임에서 소자 차관은 대표 청년들이 서로의 역할을 공유하고 모임의 지속을 위한 방안과 봉사자 업무 현황에 대해 회의하는 내용을 경청했다. 소자 차관은 봉사자들에게 “하느님 백성인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가는 대회가 돼야 하고, 여러분은 이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표단은 7월 11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2027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 위원들과 만나 대회 관련한 주요 사항을 논의했다. 이어 서울 명동 갤러리1898 제2전시실에서 열린 ‘겨자씨 닮은 용기로: 2027 서울 WYD 주제 성구 묵상전’을 관람했다. 대표단은 전시에 출품한 청년 작가들에게 작품 설명을 직접 듣고, 포스트잇으로 소망을 적어 나무를 완성하는 설치 미술에도 참여했다.
소자 차관은 이번 방한에 대한 소회와 더불어 한국교회를 비롯한 전 세계 청년들에 대한 냉정한 현실을 짚고, 세계청년대회가 그 전환점이 될 것을 기대했다.
소자 차관은 “우리는 이 시대 청년들이 겪는 개인적인 문제들과 크나큰 고통, 답답함과 불안감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청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율이 높다는 점이 이런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어 “비록 청년들이 빛을 볼 수도, 희망을 품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레오 14세 교황님이 함께할 2027 서울 WYD는 한국과 세계 청년들에게 그리스도의 희망을 전달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교회는 사람들 가까이 존재해야 하고 자기 손을 더럽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그리스도가 그랬듯 가장 멀리 떨어진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전했다.
소자 차관은 한국교회와 서울대교구를 향해 “잘 조직돼 있고 살아있는 교회"라며 대회 준비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또 “절두산에서 흘린 순교자들의 피가 한강까지 흘러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는 한국교회가 축복받은 땅 위에 세워졌다는 뜻이고, 그러기에 한국교회도 매일 순교자들의 희생을 체험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