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생명은 임신되는 순간부터 존중받고 보호돼야 한다. 인간은 존재 그 자체로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됐기 때문이다.
십계명 중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네 번째 계명은 ‘자녀를 존중하라’는 말과 상통한다. 부모가 자녀를 존중하는 첫 번째 행위는 임신 순간부터 그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이다.
더욱이 혼인한 부부가 아니어서 낙태 위험이 한층 큰 미혼부모의 아기들은 더욱 건전한 사회 구조 안에서 최대의 배려로 보호되고 양육돼야 한다.
미혼부모 대다수는 미성년인 10대나 20대, 30대 초반으로 아직 사회에서 자립 기반도 다지지 못한 취약 계층이다. 이들이 겪는 현실적 고충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일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미혼부모의 자립 정착을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미혼부모에 대한 사회 인식 개선과 지원을 위해 2020년부터 미혼부모기금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또 미혼모와 학교 밖 위기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자오나 학교’를 운영하는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 수녀회를 비롯한 여러 수도회가 미혼부모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업에 대한 교회 구성원과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다. 현재 미혼부모기금위원회의 경우 후원자가 600여 명에 불과하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사랑하고 돌보는 것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계명’이다.
미혼부모에게 비난 섞인 시선을 보내는 대신 생명과 책임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지켜낸 장한 행동을 격려해야 한다. 교회의 미혼부모 지원 사업에 적극적으로 함께해주길 간곡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