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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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들이 신앙생활하는 모습 기쁘고 행복”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에 만난 사람 임근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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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영성체도 하고, 미사 반주도 하는 기특한 손자 재준이와 찍은 셀카. 임근배씨 제공
 

“신앙 안에서의 체험·추억 중요
믿음 멀어지는 때가 오더라도
성당에서 지내며 느낀 것들
신앙으로 다시 돌아오게 해”



“명절 때 가족들이 다 모이면, 손자보고 식사 전 기도를 하라고 시키죠.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인 손자 재준이는 이제 수줍어하는 기색 없이 기도를 합니다. 잘했다고 칭찬해 주면 으쓱해 하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요.”

‘제5차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7월 27일)을 맞아 만난 임근배(야고보, 68, 서울 연희동본당)씨는 “손자를 데리고 성당에 가면, 제 또래 신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산다”면서 “아들 하나 딸 하나 있는데, 둘 다 혼인성사를 했고 손자도 한 명씩 안겨줘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지난해는 겹경사였다. 외손자 재준(다니엘)이가 첫영성체를 했고, 친손자 유준(다미아노)이가 태어났다.

“주변에선 아들 딸 다 결혼하고 손주까지 있으니 얼마나 좋겠냐고 해요. 자식 결혼 문제, 손주 문제로 걱정인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그 앞에선 좋은 내색도 못합니다.(웃음)”

임씨는 “신앙을 물려주고 지켜나가려면 자녀가 듣기 싫어해도 말해 줄 건 말해줘야 한다”고 했다.

“저는 아이들에게 놀아도 성당에서 놀라고 했어요. ‘미사에 빠지지 마라, 결혼은 해야 한다’ 계속 얘기했죠. 요즘 그런 말 하면 안 된다면서요.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방관하지 않고 알려주고 이끌어줘야 해요. 아이들이 성당에 안 가도 ‘알아서 가겠지, 내가 뭐라 하면 싫어하겠지’라며 내버려 둔 부모들은 다 후회하더라고요. 그럼 제가 그러죠. 애들이 듣기 싫어하는 것 같아도 말해줄 건 말해줘야 하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요.”

 
아내와 두 손자, 딸 내외와 아들 내외랑 온 가족이 산책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맨 오른쪽이 임근배(야보고)씨다.  임근배씨 사진 제공
 

그도 부모에게 신앙을 물려받았다. 외가엔 사제와 수도자가 많은 집안이라 독실한 분위기에서 자랐다. 고등학교 땐 가톨릭청소년회(Cell)에서 활동했는데 당시 함께했던 친구들과는 50년 지기로 여전히 만나고 있다. 임씨는 ‘말’만이 아니라 매일 기도, 성경 필사, 다양한 성당 활동으로 자녀와 손주에게 신앙의 모범이 된 것은 물론이다. 그는 건축사로서 여러 성당을 지어 봉헌하기도 했다. 임씨는 “신앙 안에서의 체험과 추억이 중요하다”면서 “믿음에서 멀어지는 때가 오더라도, 성당에서 지내며 느꼈던 것들이 언젠가는 신앙으로 돌아오게 하는 힘이 돼준다”고 했다.

그래서 손자 재준이가 주일학교 미사 반주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몹시 기뻤다. 손자가 주일학교에 재미를 붙인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첫영성체에 이어 미사 반주를 하는 손주 덕분에 딸 내외도 새롭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임씨는 “손주가 이제 하느님 꽃밭으로 들어온 것 같으니, 이후는 하느님께서 인도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손주가 생기니 매일 아내와 바치는 아침 기도 때 기도거리가 더 늘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나 ‘내 편’인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다는 걸 손주들이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자들 통해서 자식 키울 땐 몰랐던 기쁨과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예뻐요. 욕심 없이 존재 그 자체로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그런 것 같아요. 할아버지만이 줄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아낌없이 주고 싶습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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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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