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자 마을의 사과 수확
Pakistan, 2011.
순백의 산봉우리들로 둘러싸인 훈자 마을은
한자리에서 11개의 만년설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봄이면 살구꽃 자두꽃 앵두꽃이 만발하고
가을이면 노란 포플러잎과 빨간 사과가 마을을 물들인다.
달고 깊은 맛으로 ‘단단한 진심’이라 불리는 훈자 사과.
이 사과 한 알에는 눈 덮인 산맥이 담겨 있고
맑은 햇살 바람과 천천히 여물어온 계절이 스며있다.
사과를 딸 때면 꼭 눈 맞는 청춘 남녀가 있어
수확이 끝나면 풍성한 결혼 잔치가 벌어진다.
- 박노해(가스파르) 사진 에세이 「산빛」 수록작
글·사진 _ 박노해 가스파르
※ 서울 종로구 통의동 ‘라 카페 갤러리’(02-379-1975)에서 박노해 시인 상설 사진전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