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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용인본당, “쓰레기 모아 지구 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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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우산,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 다 쓴 우유 팩 등 생활 속에서 버려지는 물건들이 모이는 곳이 있다. 뜻밖에도 그 장소는 바로 성당이다. 미사에 참례하러 온 신자들은 집에서 모아 온 재활용 쓰레기와 쓰지 않는 텀블러, 폐건전지 등을 가방에서 꺼내 본당이 비치해 놓은 수거함에 담는다.

 

 

수원교구 용인본당(주임 박정배 베네딕토 신부)은 생태환경분과 주도로 자원순환 캠페인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2022년 3월 생태환경분과를 설립한 본당은 신자들의 인식 전환을 위한 생태영성 교육을 시작했다. 신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교육이 진행됐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천이었다. 생태환경분과는 막연한 다짐에 그치지 않도록, 신자들과 함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무엇일지 고민했다.

 

 

안현정(소피아) 분과장은 “성당 주변에 아파트가 없어 분리 배출할 수 있는 장소가 부족했고, 어쩔 수 없이 쓰레기를 한꺼번에 버릴 수밖에 없었다”며 “성당에 분리배출 거점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자원순환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용인성당 카페와 은총관에는 폐휴대전화와 건전지, 종이 팩, 의약품, 폐우산 등을 분리 배출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폐휴대전화 수거함은 천주교창조보전연대와 협력해 설치됐고, 종이 팩과 폐건전지 수거는 지역 자원순환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이렇게 모은 종이 팩과 폐건전지는 종량제 봉투나 화장지로 교환할 수 있다. 망가진 우산은 리페어 카페 ‘수리상점 곰손’에서 수리한다.

생태환경분과에서 폐의약품 수거를 담당하는 권영자(스텔라) 씨는 “알약, 물약, 안약, 연고 등 의약품을 그냥 버리면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분과 활동을 통해 알았다”며 “성당에 수거함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신자들도 폐의약품 분리배출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장보윤(글라라) 씨는 “성당에서 생태영성 교육을 들은 뒤 수거함을 보면서, 집에서도 환경 보호를 실천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성당에서 나눠주는 생태 달력을 참고해 실내 온도를 낮추거나 비닐 사용을 줄이는 작은 실천을 할 때마다 하루를 뿌듯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본당 신자들에게 성당은 하느님 창조질서를 보전하는 실천의 터전이 되고 있다. 수거함 앞에 멈춰 선 순간, 신자들은 ‘왜 우리가 피조물을 돌봐야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 선다. 자원순환이라는 일상적 행동 속에서 신앙의 의미를 되새기고, 하느님과 이웃, 그리고 자연과의 조화를 배우는 자리인 것이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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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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