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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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등 3대 종교, 고공농성 문제 해결 촉구

대통령실 앞 복직 염원 긴급 기도회... 새 정부에 “노동권 외면 말라”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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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김시몬(앞줄 오른쪽) 신부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끝날 것 같은 여름은 아직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고공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그럼에도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노동자를 거리로 내몬 이 현실을 끝내기 위해 버티고 있습니다.”(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 박진혜씨)

“새 정부 들어 많은 움직임이 있지만 해결의 기미는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노동권을 살리고 기울어진 노동구조를 개선하는 일이야말로 민생이라는 생각으로 나서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세종호텔 해고노동자 고진수씨)

‘친노동’ 정책을 표방해온 이재명 정부가 출범 3개월을 앞둔 가운데, 부당해고를 주장하는 노동자들은 여전히 고공에서 ‘복직’을 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위원장 김시몬 신부)를 비롯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회와사회위원회,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3대 종단은 지난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박진혜, 고진수 고공농성 문제 해결을 위한 3대 종교 긴급 기도회’를 열었다. 박씨와 고씨가 하루속히 땅을 밟고, 일터로 복귀하길 염원하는 마음에서다.

3대 종단은 “권력을 쥔 이들이 더 이상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대화와 해결에 나서길 호소한다”고 기도회 취지를 설명했다.

22일은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 박진혜씨와 서울 세종호텔 해고노동자인 고진수씨가 고공농성을 벌인 지 각각 593일, 191일째 되는 날이다. 박씨는 원청 일본그룹 ‘니코덴토’가 고용 승계를 하지 않은 채 구미공장을 철수했다며 지난해 1월 공장 9m 높이 출하동 옥상에 올랐다. 고씨는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사측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해고했는데, 노동조합원 12명만 타깃이 돼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거리 농성을 벌이다 지난 2월 서울 세종호텔 앞 철제구조물 위에 올라 투쟁 중이다.

노동사목위원장 김시몬 신부는 이날 미사 중 강론에서 “고공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외치는 사람들 문제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면서 “분명히 해결 가능한 문제이고, 그들 역시 한 인간이고 한 가정의 구성원이며 한 나라의 시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 정부가 들어서고 조금씩 변화가 보이지만, 정부는 고공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해결책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 신부는 이어 “하느님께서는 성당 안에서만 계시지 않고, 우리가 있는 곳에 함께 계신다”며 “하느님께선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시길 바라시고, 이웃을 우리 자신처럼 사랑한다고 말씀하신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시고, 우리 역시 다른 이들에게 사랑과 자비를 베풀기를 바라신다”고 말했다.

NCCK 위원 이성환 목사는 “신약, 구약을 막론하고 성경에는 버려진 돌이 머릿돌이 된다는 일화가 등장한다”며 “쓸모없어져서 버려진 돌이 가장 귀한 머릿돌로 태어나듯 사회를 고발한 약자들은 사회가 나아갈 길을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지금은 버려진 돌처럼 보이지만 곧 이 세상에 머릿돌로 부활할 이들의 손을 잡고 이 세상을 더 좋게 바꿔 나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계종 시경 스님은 “이 두 분께서 빨리 땅을 밟고 복직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는 조치를 취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21일에는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여성 성직자, 수도자, 종교인들이 같은 장소에서 종단 연합 기도를 진행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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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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