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건설의 날을 맞아 건설 현장 산업재해 유가족들이 안전한 일터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유족단체 제공
건설 현장의 산업재해 유가족들이 27일 건설의 날을 맞아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안전한 일터가 되도록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천주교, 기독교, 조계종, 성공회, 원불교 등 5대 종교 단체와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인우종합건설 산재 피해자인 고 문유식 씨의 딸 문혜연 씨는 "당시 아버지는 안전모조차 지급받지 못한 채 일했고, 현장에는 추락을 방지할 안전난간도 없었다"며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회사는 단 한 번의 진심 어린 사과도, 유가족에게 어떤 설명조차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터미널 매장에서 비계를 설치하다 추락사한 건설노동자 고 이재현씨의 딸 이성민씨는 "사고 직후 대표는 안전의무를 다하지 않았음에도 오히려 아버지에게 책임을 돌렸다"라고 말하며 "중대재해법이 보여주기식 법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훈 작가를 비롯한 생명안전 시민넷 공동대표들은 서면을 통해 "이윤은 대기업으로 들어갔고 책임은 하청 라인의 밑바닥으로 내려갔고 죽음과 고통은 노동자에게 전가됐다"며 "노동자들의 희생 위에 건축 구조물을 쌓아 올리는 방식의 경영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전체 산업재해 사고 재해자 수는 14만 2771명이며, 이 중 건설업 재해자는 3만 2353명으로 전체의 23.6를 차지했다.
지난해 산재 사망자는 총 2098명, 이 중 건설업 사망자는 496명으로 전체의 24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