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서 아이들이 희생됐다. 8월 27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위치한 한 가톨릭 학교에서 충격적인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충격과 슬픔을 안겼다. 전교생이 미사를 봉헌하고 있던 성당에서 어린이 두 명이 목숨을 잃었고, 18명이 다치는 참극이 벌어졌다. 외신에 따르면 범인은 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한 채 성당 창문을 통해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했고,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레오 14세 교황과 미국 주교단은 성명을 발표해 끔찍한 비극으로 어린 나이에 생명을 잃은 피해자들과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영적 연대의 뜻을 전했다. 무엇보다 성당이라는 공간에서 참사가 발생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미국은 총기 소유가 자유로운 나라다. 총기 난사라는 극단적 폭력이 발생하는 사회적 배경에는 정신 건강 문제, 공동체와의 단절, 교육과 돌봄의 부재 등 다층적 원인이 얽혀 있다. 총기 사용이 허락된 미국이라는 먼 나라에서 일어난 사고라고 해서 수수방관할 일이 아니다. 생명이 위협받고, 아이들이 무고하게 희생되는 참혹한 현실에 결코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폭력과 증오, 공동체 붕괴, 돌봄의 부재는 국경을 넘나드는 인류 공통의 과제다. 특히 범인이 이 학교 졸업생이며, 어머니는 사건이 일어난 성당 직원이라는 사실이 더욱 가슴 아프게 한다.
우리는 교회가 세상과 다르길 바란다. 더 거룩하고, 더 안전하고, 더 정의롭기를 원한다. 그러나 교회도 세상의 한복판에 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아야 하는 공간에서 학생들과 교사, 사제와 수도자들은 폭력과 냉소, 증오와 무관심이 성당 문턱을 넘어선 참상을 목격했다. 숨진 아이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