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나 구치소.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지만, 왠지 어색함과 두려움 그리고 불편감이 느껴지는 단어입니다. “왜 죄를 지은 사람들을 도와야 하느냐?”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함께 사회의 다양한 편견과 오해 속에 활동해야 한다는 점은 교정사목자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교정사목은 그 어떤 사목보다도 지지와 이해가 필요한 사목입니다.
많은 이들이 말합니다. “죄를 지은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한다.”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교정시설 안에서 만난 분들을 떠올릴 때 그 말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습니다. 교정시설은 응보의 장소이면서 동시에 회복의 공간이기도 합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266항). 쉽게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깊은 성찰과 속죄의 시간이 숨어 있는 곳입니다.
저는 자주 제 자신에게 묻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그 물음은 자연스레 ‘회복적 정의’라는 개념으로 이어집니다. 단죄를 넘어서, 상처 입은 사람과 관계가 다시 이어지는 정의입니다. 교정시설에서 이 개념은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아울러 예수님께서는 “내가 감옥에 있을 때 너희가 찾아 주었다”(마태 25,36)라고 말씀하시며, 감옥 안에 있는 이들과 자신을 동일시하시며, 우리를 그들과 함께하라고 초대하십니다.
교정사목의 대상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미결수와 기결수,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과 분류심사원 청소년·출소자·수용자 가족·범죄 피해자·교정직 공무원·교정 봉사자 등 모두가 교정사목의 지평 안에 있습니다. 신자와 비신자를 가리지 않고, 불안과 수치심, 낙심 속에 있는 이들과 함께하며 자신의 삶을 새롭게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줍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분은 교정시설을 단순히 처벌의 장소로만 여깁니다. 2025년 희년을 맞아 살아있는 복음의 현장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외면해 온 이웃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복음이 오늘날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움직이고 있는지 함께 발견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유정수 신부(수원교구 교정사목위원회 부위원장, cbck 한국가톨릭교정사목전국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