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젤씨가 8월 2일 로마 토르 베르가타에서 열린 밤샘 기도회에서 질서 유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아그네스 모젤 제공
“2027 서울 WYD, 한국 청년들에겐 인생 단 한 번의 기회”
“젊은이의 희년 봉사활동은 또래 청년 신자들과 신앙 속에서 하나가 된 경험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도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에 꼭 참여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자국에서 WYD에 참여할 기회는 인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니까요.”
2025 젊은이의 희년을 맞아 봉사자로 활동한 현지 청년 아그네스 모젤(19)씨의 이야기다. 모젤씨는 7월 28일~8월 3일 젊은이의 희년 기간에 19~35세 청년 90여 명과 이탈리아 주교회의 소속 자원봉사자로 질서 유지 및 안내 봉사를 했다. 가톨릭교회의 큰 행사에서 현지 청년 봉사자들은 그 지역 교회의 얼굴이자 대회 운영을 돕는 손과 발이다. 특히 WYD의 경우 세계 젊은이들을 맞이하는 개최국 청소년·청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voluntario’(봉사자) 조끼를 걸치고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온 이들을 친절히 환대하고 안내했던 모젤씨는 희년의 하이라이트인 밤샘기도 때 전 세계에서 온 수많은 청년이 현장에서 엉키지 않고 안전하게 기도할 수 있도록 길을 지키면서 이들이 탈진하지 않도록 물을 배급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모젤씨는 “큰 일이라고 할 순 없지만, 보편 교회의 구성원으로서 중요한 행사를 치르는 데 힘을 보탰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더위 속에 긴 시간 서 있어야 하고 밤샘기도 때엔 두 시간만 쉬다가 나와야 할 정도로 강행군이 이어졌지만, 우리 역시 순례자라는 마음으로 봉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올해 대학교에 입학해 고전문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모젤씨에게 젊은이의 희년은 WYD를 체험한 첫 기회였다. 모젤씨는 “리스본 대회 때엔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에게만 WYD 참석 기회를 줘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그러던 중 이탈리아에서 희년 행사가 열린다는 것을 듣고 무척 기뻤다”고 했다. 이어 “일반 참가자로 참여하는 방법도 고려했지만, 25년마다 오는 희년에 젊은이로 참여할 기회는 마지막일 것이라 여기고 더 알찬 시간으로 꾸미고자 봉사를 자원했다”고 전했다.
그런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질서 유지와 안내’. 모젤씨는 “봉사자로 참여하기 위해 철저히 교육받았다”고 말했다. 모젤씨는 “단순 봉사라고 하지만 봉사자의 자질과 임무에 대한 온라인 교육을 두 차례 받고, 희년 개막 한 달 전인 6월에는 주말마다 모임에 참석해 집합 교육을 받았다”며 “젊은이의 희년 중에도 봉사를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면 미사와 성체조배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모젤씨는 2027 서울 WYD에 대한 기대감도 전했다. 그는 “전 세계 젊은이들을 하나로 모으는 아름다운 행사가 아시아 교회에서 열린다는 것에 이탈리아 청년들 역시 몹시 기대하고 있다”며 “경제적 비용과 여행에 나섰을 때의 어려움 등으로 힘들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국을 방문해 한국 교회만의 면모를 찾고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마음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주변 친구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모젤씨는 또 “교회의 중요한 행사에 봉사자로 참여한다는 것은 우리가 이름 불리고 초대받는 이가 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WYD에 참여하고 싶은 한국 또래 친구들이 있다면 그 부르심에 꼭 응답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