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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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1위’ 매년 늘어나는 자살률…예방 위한 교회 활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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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20년째 벗지 못하고 있다. 자살 예방을 위한 활동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자살률이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원인은 무엇인지 점검하고, 생명 존중의 가르침에 따라 자살 예방 활동에 나서고 있는 교회의 활동을 살펴본다.



한국사회에서 자살은 이미 개인의 비극을 넘어 사회적 재난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통계청은 2월 26일, 2024년 한 해 동안 ‘고의적 자해’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가 1만4439명에 이른다고 잠정 집계했다. 이는 자살자가 가장 많았던 2011년(1만5906명) 이후 최고 수준으로, 하루 평균 39.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자살은 이미 주요한 사망 원인이다. 통계청의 ‘2023년 사망 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10~30대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고, 40~50대에서도 두 번째로 높았다. 성적 스트레스, 경제적 어려움, 취업난, 미래 불안 등이 청소년과 청년 자살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회도서관이 8월 4일 펴낸 ‘한국의 자살률, OECD 1위’ 보고서는 보건복지부의 ‘2023년 자살실태조사’를 토대로 자살률 증가와 관련된 요인을 다섯 가지로 분석했다. 


▲자살 원인 분석을 위한 데이터가 미비해 위기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적시에 복지 서비스를 연계하지 못하는 점 ▲자살을 하나의 선택지로 인식하는 등 자살에 대한 수용적 태도가 증가한 점 ▲자살 재시도가 늘어난 점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고립과 경제난으로 정신건강 악화와 자살 증가에 영향을 미친 점 ▲유명인의 죽음을 동조·모방하는 ‘베르테르 효과’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자살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복합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정부는 최근 자살을 ‘사회적 책임’이자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범정부 대책 기구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자살 예방 노력은 공적 시스템만으로는 부족하다. 절망의 끝에서 마지막으로 손을 내밀 수 있는 공동체적 연대와 정신적·영적 지원이 절실하다.


교회는 생명 수호의 관점에서 자살 문제에 분명한 입장을 제시한다. 「가톨릭교회 교리서」(제2280항)는 “생명은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므로 인간은 그 관리자일 뿐 소유자가 아니며, 각자는 생명을 주신 하느님 앞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가르친다. 교회는 자살을 하느님의 절대적 주권을 거부하는 행위로 규정하면서도, 동시에 자살을 시도하거나 그 유가족이 겪는 고통 속에서 치유와 동반의 사명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마음한몸운동본부(본부장 오승원 이냐시오 신부) 자살예방센터는 생명 존중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생명존중 캠페인’, ‘위로를 전하는 묵주기도 캠페인’, 사순 시기 ‘손 내밀어 봄, 마음 열어 봄’ 모금 캠페인 등은 신앙 공동체가 사회와 함께 아픔을 나누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또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인식 개선 교육, 사제·수도자와 신자를 위한 영성 중심의 교육, 자살예방 활동가 양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예방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찾아가는 마음돌봄 프로그램’은 예술 작가로 활동하는 자살예방 활동가들이 위기자를 만나 대화와 작품 활동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는 시도로 주목받는다.


한편, 가족의 자살로 큰 상실감을 지니며 어려움을 겪는 자살 유가족들을 위한 사목 프로그램도 점차 늘고 있다. 센터는 매년 세계 자살 유족의 날을 맞아 미사를 봉헌하고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센터 뿐 아니라 전국 각 교구와 수도회에서도 사별 가족 대상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부본부장 김수규 신부(요한 사도)는 “자살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삶을 포기하려던 분들이 다시 힘을 얻는 경우가 많다”며 “자살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도나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며, 절망 속에서 함께 이야기를 들어주는 단 한 사람의 존재가 희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살률 OECD 1위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사회적 시스템과 제도적 지원뿐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를 지키려는 문화가 절실하다. 교회의 활동은 그 문화를 만들어가는 작은 불씨이며, 그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사회 전체의 관심과 연대가 요구된다.



■ 우울·불안감…‘자가 진단 척도’로 확인해 보세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국가 단위 공공기관은 자살예방의 첫걸음으로 ‘자가 진단 척도’를 마련해 개인이 스스로 마음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는 자살 위험에 대한 생각이나 시도 가능성을 점검하는 ‘자살위험성’ 진단 도구를 운영한다. 이와 함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불안, 신체 증상 등 정신건강 전반에 걸친 자가 검사도 제공한다.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역시 자살뿐 아니라 공황장애, 청소년 자해 등 다양한 영역을 세분화해 19개 항목의 자가 검진을 마련해 두고 있다. 이를 통해 국민이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자살예방센터도 지역 상황에 맞춘 자가 진단 도구를 제공한다. 고립감·은둔 성향·자아존중감 등 지역별 특성에 따라 검사 항목이 달라지며, 개인은 거주지 자살예방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이후 필요한 경우 지자체가 마련한 상담과 연계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홈페이지에서는 전국 자살예방 관련 기관을 검색할 수 있어, 누구나 가까운 기관을 찾아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자살 예방 관련 기관 사이트 바로 가기]


▶ 국가트라우마센터


▶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 전국 자살예방센터


▶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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