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의 ‘본당사회복지 공모지원사업’(이하 지원사업)은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사회복지 활동에 나서는 교구 내 본당들을 발굴해 더 광범위한 이웃 섬김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012년 시작된 지원사업은 본당이 가톨릭교회다운 사랑 실천의 소명을 다하도록 돕고, 자체 복지사업을 체계적·전문적으로 기획·실행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
본지가 10회에 걸쳐 소개한 ‘희망의 순례자 - 본당 공동체, 이웃에게 희망을 연재를 마치며 만난 정진호 신부는 “해마다 지원사업 선정 본당들이 지역 상황에 맞는 참신한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며 “그 고무적인 모습을 널리 알리는 데 이번 연재가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활동 중 앞으로도 기대되는 사례로 항동본당의 ‘어린이 식당’과 신사동본당의 ‘어르신 장수 사진 촬영 및 미니 콘서트’를 언급했다.
항동본당 사회복지분과(분과장 최재희 베드로)는 초등학생 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에 맞춰 아이들에게 무료 식사와 돌봄을 제공하는 ‘어린이 식당’을 운영하며, 지역 복지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았다
신사동본당 카리타스회(회장 이용미 이베타)는 지역 단체, 이웃 본당 봉사자들과 협력해 ‘어르신 장수 사진 촬영 및 미니 콘서트’를 마련, 교회와 사회가 지속적으로 협력할 마을공동체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처럼 지원사업에 참여한 본당들은 ▲신자·비신자 구분 없는 대상자 발굴·지원 ▲지역사회 맞춤 활동 기획 ▲공공기관·이웃 종교기관과의 연대 ▲차별 없는 안전망을 형성하는 ‘보편복지’까지 구현할 만큼 전문성을 갖춰 나가고 있다.
정 신부는 “본당 대다수가 실천해 온 소외 이웃 반찬 나눔 활동도 단순한 음식 지원을 넘어 대상자들의 경제·심리·사회적 욕구까지 통합적으로 보살피는 지속적이고도 전문화된 실천 사례”라고 평가했다.
정 신부는 “활동가들은 중복 지원을 막기 위해 지역 공공기관과 다른 종교 공동체와 협력해 대상자를 선정하고, 면밀한 모니터링으로 숨은 필요까지 찾아내며 고립과 단절감도 해소하고 있다”며 “이들이 사회복지의 주체로 전문성을 발휘하도록 돕는 점에서 지원사업의 가치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사업은 본당을 ‘풀뿌리 이웃사랑 실천 공동체’로 성장시키는 복지회의 핵심 사업”이라며, “‘본당은 지역 안에서 교회의 현존이자 사랑이 실천되는 장소’(「복음의 기쁨」 28항 참조)임을 기억하고, 복지회의 지원을 통해 각 본당이 모범적 선교에 더 용기 있게 나서 그리스도교의 본질인 ‘사랑’을 구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앙은 실천으로 완성됩니다. 공공복지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도움을 기다리는 이웃이 우리 주변에 많습니다. 어디에든 있지만 가려져 있을 뿐이죠. 그들을 기꺼이 찾아 나서는 작은 단위(본당)가 모여 더 큰 단위(교회)를 이루는 순간, 교회도 이 세상에 불가결한 존재 가치를 지켜 나가게 됩니다.”
복지회에 전해지는 신자들의 후원금은 지원사업 외에도 ▲사각지대 취약계층 지원사업 ▲산하 복지시설들의 생산품 홍보·판매가 이뤄지는 ‘나눔마켓’ 개최 ▲교회의 애덕 정신을 묵상하고 내면화를 돕는 ‘나눔의 묵상회’ 피정 등의 사업에 재투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돼 있다.
정 신부는 “교구 내 사회복지 실천에 앞장서는 부서로서, 산하 복지시설 운영·관리 외에도 신자 누구나 사랑 실천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꾸준히 연구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