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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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하느님의 부르심

김영수(루치오, 서강대 신학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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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아, 너 어디 있느냐?”(창세 3,9) “카인아, 네 아우 아벨은 어디 있느냐?”(창세 4,9) 하느님께서 인류 역사의 첫 머리에서 우리를 부르십니다. 하느님께서 한 가지 질문을 더 하고 계십니다.

“우리 중에 누가 고통받는 사람들과 이웃을 위해 울어 주었느냐?” 누군가와 함께 고통을 나누는 연민을 상실한 사회입니다. 우리는 모두 죄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마음을 돌려 새 출발한다면 주님은 용서하시고, 모든 것을 잊으십니다. 이것이 우리가 회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주님 앞에서 우리는 누구입니까?

우리는 주일 미사에 걱정과 어려움, 절망과 고통을 가져가곤 합니다. 때때로 삶은 우리에게 상처를 줍니다. 복음과 함께 매 주일 주님의 성체를 받아 모시면서 단순히 반복되는 습관이 아니라, 진정으로 주님의 연민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의 파스카 신비에 참여할 때 주님 말씀과 성체성사는 상처받은 우리에게 기쁨을 채워줍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은총으로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셨습니다. “아버지, 저는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은총입니다. 죄가 있는 곳에 은총이 넘쳤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예수님은 우리 앞에 가고 계십니다.

그분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그분을 따르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그분을 거부합니다. 우리는 닫힌 마음으로 실수와 죄의 고통 안에 남는 것을 선택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우리에게 내어주시는 것을 포기하거나 멈추지 않으십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나약함을 잘 아시기에 항상 우리를 기다리십니다. 이것은 영원하고 새로운 희망·구원에 관한 소식입니다. 우리는 기쁘게 이 소식을 증언하라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생명의 복음! 희망과 사랑, 빛의 복음을 증언하라는 부르심입니다.

신앙은 말씀으로 시작됩니다. 하느님은 사랑으로 인간을 창조하시고, 구약에서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신약에서는 당신 아드님 예수님을 통하여 인간을 하느님과의 친교로 초대하십니다. 하느님 부르심에 응답하는 신앙인이 되기 위해서는 그분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바오로의 말씀대로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로마 10,17) 하느님은 말씀으로 우리에게 신앙의 씨앗을 주시지만, 그 열매를 맺는 것은 우리 신앙인들의 몫입니다.

신앙은 기도로 자라납니다. 기도는 이론이나 기술이 아니고 신앙인의 삶입니다.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내 뜻보다 하느님 뜻이 이뤄지도록 청하는 것입니다.

미사로 신앙인은 하나가 됩니다. 그리스도 신앙인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선포되는 하느님 말씀을 듣고, 여러 성사가 전해주는 은총을 받으면서, 교회 구성원들과의 친교를 통해 신앙이 자라납니다. 우리는 모두 한 분이신 그분을 믿으면서 세례를 받고, 한 분이신 하느님을 섬기고, 동일한 하느님의 말씀과 성찬례를 통해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미사 때에도 현존하시면서 우리를 신앙 안에 하나가 되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말씀의 전례인 독서와 복음, 신앙고백, 성찬례를 통한 영성체에서 주님과의 일치, 신자들 간의 일치에 이르게 됩니다.

또 우리는 비록 미약하고 부족할지라도 우리의 나눔을 통해 사람들이 하느님이 사랑이심을 증거해야 합니다. 우리가 사랑의 마음으로 서로 나눈다면 도움을 받은 이들이 하느님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에게 베푸는 이웃 사랑에 예수 그리스도의 모든 가르침이 함축돼 있습니다. 우리가 내세에서 주님을 만났을 때 주님께서 우리에게 물으실 질문은 오직 하나, 가난한 이웃을 위해서 무엇을 했느냐라는 것일 겁니다.

김영수 루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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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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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사탕2025. 10. 15

집회 7장 32절
네 복이 완전해지도록 가난한 이에게 네 손길을 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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