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을 맞이하는 자세
Bolivia, 2010.
산 너머 학교에 다니는 남매가 한 시간을 걸어와
화물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소녀는 새벽에 일어나 물을 길어 몸을 씻고
전통 옷을 차려입고 모자엔 야생화 꽃을 꽂고
날마다 이렇게 학교에 간다며 수줍게 웃는다.
배움은 교실과 책에서가 아니라
배움을 맞이하는 이 정성스러운 자세와
간절한 마음의 눈빛에서 시작된다.
소녀에게 배움은 단지 생존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기 존엄을 밝히고 자기 존재를 깨우는 빛이니.
- 박노해(가스파르) 사진 에세이 「산빛」 수록작
글·사진 _ 박노해 가스파르
※ 서울 종로구 통의동 ‘라 카페 갤러리’(02-379-1975)에서 박노해 시인 상설 사진전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