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가 일회성 국제 행사가 되지 않으려면 청년 각자가 자기 삶의 성소를 발견하는 여정이 되어야 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대회가 끝난 뒤에도 청년들이 신앙의 열정을 잃지 않고 지속적인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WYD가 청년들에게 성덕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길을 제시하는 ‘안내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가톨릭대학교 복음화연구소(소장 명형진 시몬 신부)는 10월 18일 신학대학 대강당에서 ‘WYD 2027 Seoul과 함께, 그 너머’를 주제로 제23회 학술연구발표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청년 사목과 신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WYD 체험의 본질을 모색하고 청년들의 신앙 체험 사례를 나눴다.
돈보스코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 이진옥(페트라) 박사는 최초의 밀레니엄 세대 성인 가롤로(카를로) 아쿠티스의 삶을 소개하며, 청년 시기 개별 성소 발견의 중요성을 조명했다.
이 박사는 “WYD가 단발적인 국제 행사가 아니라 ▲성사 중심 ▲타인을 향한 봉사 ▲성덕 지향이라는 아쿠티스 성인의 삶의 방식을 깨우치도록 도움으로써 청년들도 그렇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에 관해 그는 “성소 발견과 식별은 ‘내가 창조된 이유, 내가 여기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주님께서 내 삶을 위하여 마련해 두신 계획’(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256항)임을 청년들이 깨닫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아쿠티스 성인이 성체성사와 고해성사를 생활화하고, 소외된 이웃의 고통에 공감하며, 그리스도와 깊이 일치한 삶을 살았음을 소개했다. 그는 “아쿠티스 성인의 거룩한 삶은 세속적 가치가 우선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신앙의 가치를 붙들며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중요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인천가대 신학대학 교수 이정(젤마노) 신부는 성 토마스 아퀴나스 관점의 ‘은총’(Gratia, 본성만으로는 진리에 도달할 수 없는 인간에게 신이 부여하는 초자연적 도움)을 바탕으로, WYD의 감동을 지속적 신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철학적 관점을 제시했다.
이 신부는 “불완전한 신앙은 참사랑이 더해질 때 비로소 완전한 신앙이 된다”며 “청년을 비롯한 많은 신앙인이 WYD 같은 대규모 대회나 성지순례, 피정에서 얻은 뜨거운 체험이 이후 오래 지속되려면 그 체험이 ‘은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인천교구 주안1동본당 청년회장 진기환(프란치스코) 씨는 신앙 체험 사례를 통해 “본당 청년들이 2년 이상 자체 시노드를 열며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삶과 신앙을 나누는 ‘은총’을 충만하게 경험하고 있다”며 “서울 WYD가 한국 청년들을 더 큰 은총으로 안내하고 각자의 삶 속에서 지속적인 부르심을 발견하도록 돕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