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의 공유교회 ‘엔학고레’에서 목회 활동을 하던 최용택 목사는 3년 전, 공유교회로부터 독립해 경기도 파주에 더라이프교회를 세웠다. 공유교회 시절 6명에 불과했던 신자 수는 현재 36명으로 늘었다. 독립 이전까지 공유교회가 일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 셈이다.
신자 수 30명 미만의 미자립 교회가 전체의 70를 넘는 한국 개신교의 현실에서, 공유교회는 교회를 새로 개척하려는 목회자들에게 임차료 부담을 덜고 교회 간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유교회는 코로나19 이후 교세가 급격히 감소한 상황 속에서 신앙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일부 선교단체나 교회가 예배 공간을 함께 쓰거나 빌려주는 형태로 시작됐으며, 대부분의 공유교회는 각 교회가 1시간 반에서 2시간가량 공간을 빌려 예배를 드리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만 해도 낯설게 여겨졌던 공유교회의 개념은 이제 점차 확산하고 있다. 최 목사는 “예전에는 한 공간을 여러 교회가 함께 사용하는 게 어렵다고만 생각했지만, 지금은 신도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생겼다”며 “예배당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다른 교회가 예배드리거나, 신도가 운영하는 카페·학원·사무실 등을 예배 공간으로 여는 등 공유 방식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공유교회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대개 개척교회를 준비하는 목회자들은 생계를 위해 일반 직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아 재정적 여력이 부족하다. 공유교회의 월 임차료는 약 30만 원 수준으로, 교회를 새로 세우는 데 최소 1억 원 이상이 드는 일반 개척 비용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다. 임대료와 유지비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목회자들은 더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해 개척 준비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공유교회 ‘엔학고레’를 세운 선교단체 어시스트 미션의 김인홍 사무총장은 “나눔과 섬김을 어떻게 실천할지 고민하던 중, 작은 교회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공유 예배당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작지만 강한 교회가 될 수 있도록, 목회자들이 사역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공유교회를 거쳐 부흥하는 교회로 성장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운영비 부담은 지속되고, 새로운 지역에서의 전도 활동 또한 한계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유교회 안에서도 재정난 등으로 버티지 못해 퇴거하는 교회도 적지 않다.
개신교가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는, 가톨릭교회와 달리 일원화된 지원 시스템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목회자가 개인적으로 교회를 운영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교세 감소와 저출산 등 외부 요인에 대한 교단 차원의 공동 대응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교회의 존립 기반이 점차 약화하고 있다.
최 목사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교회는 공유교회와 같은 새로운 방식을 통해 신앙 공동체의 지속성과 부흥하는 교회로의 성장을 모색하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