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PBC 뉴스플러스
○ 진행 : 김지현 앵커
○ 출연 : 이동호 사회복지사 / 상계종합사회복지관
[앵커] 4대 종단 주최로 열린 포럼에서 천주교 측 발표자로 참가하신 분입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상계종합사회복지관 이동호 안드레아 사회복지사님과 함께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복지사님.
▶ 안녕하십니까.
▷ 복지사님이 현장에 계시면서 중년의 자살 사례를 많이 보셨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중년의 자살문제, 고독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요?
▶ 대한민국은 사회적 고립감이 두 번째로 높은 나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나 그 안에서 중장년의 고립은 좀 세분화해서 나눠봤을 때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많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워낙 잘 아시겠지만 저희가 뭐 고독사나 자살에 대한 통계치를 봤을 때 절반 이상이 거의 다 중년 남성임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중년 남성의 사회적 고립이 조금 더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아마 이거를 보시는 분들도 많이 뉴스로 접하셨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시기에 자살은 순식간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자살 이전에는 우울감도 있을 거고 그전에 고립도 있을 거고 즉 사회적 고립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실제로 저희가 만나는 참여자분들도 경제적인 어려움보다는 “저는 뭐 얘기할 사람이 없다. 누군가 마음 터놓을 곳이 없다”라는 답변을 실제로도 많이 해 주십니다. 자살이라는 것은 마지막 신호이자 결과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저희 복지 현장도 자살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살의 이전 단계, 그러니까 사회적 고립부터 예방에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저희 상계종합사회복지관은 사회적 고립가구 지원 사업 ‘연고’를 통해서 그 예방책 역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예방이 중요하다는 말씀 해주셨습니다.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으십니까?
▶ 최근에 있었던 한 중년 남성분의 사례가 생각이 납니다. 참여자분이 저희 복지관에 전화 와서 “선생님 마지막으로 연락드려요. 목소리 들으려고 연락을 했어요.” 이렇게 전화가 오셨습니다.저희는 전화를 끊지 않고 안전 유지하면서 바로 참여자 댁에 가서 바로 상담을 이렇게 진행을 했었거든요. 사실 이 아버님 같은 경우는 복지관과 2년 동안 좀 관계를 맺으면서 금주나 금연 건강 관리도 진행을 하고 계셨었고,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은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계셨습니다. 근데 병원에서 급작스럽게 심혈관 질환 수술을 받아야 된다고 하길래 ‘내가 이렇게 열심히 다시 살아보려고 노력을 해도 내 마음대로 안 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낙담을 좀 가지고 계셨고, 긴 기간 얘기를 나눴을 때 좀 안정을 취하시고 마지막에는 이 말을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복지관과 사회복지사님의 생각이 났다” 이렇게 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한 가지 깨달았던 점은 복지관에 왔던 그 전화 한 통은 죽음을 다짐한 전화가 아니라 어쩌면은 ‘나 좀 도와주세요.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어요.’ 이런 신호가 아니었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저희의 역할은 누군가의 자살을 막거나 아니면은 누군가를 구원을 하거나 이런 식의 거창한 역할이 아니라 정말 어려울 때 얘기 한 번 할 수 있는 기관, 떠오를 수 있는 사람 이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더는 고립되지 않도록 연결을 하는 그런 역할을 지금 해주시는 거죠. 이게 장기화되면 그게 결국 자살로 이어진다라는 말씀해 주셨지만, 그래도 이 중년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한 번 더 생각하고 짚어주시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사실 실직이나 경제적 어려움이나 건강 문제 등 여러 요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그 근본에는 관계 단절, 즉 사회적 고립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적 고립이란, 관계 속에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가 끊어진 상태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대부분 만나는 중장년 남성들은 사별이나 이혼이나 파산 이런 식으로 생애 사건을 거친 다음에 사회적 관계가 급속하게 끊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계 단절은 단순한 고독이 아니라 삶의 동력을 아예 잃게 만드는 고립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자살의 원인과 자살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계 회복이나 사회적 연결망이 재구축이 돼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복지관 차원에서도 구체적인 여러 사업들을 진행하겠죠.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대표적으로 저희가 말씀드리고 있는 사회적 고립 가구 지원 사업 ‘연고’라는 사업을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연고라는 뜻은 중의적인 표현을 담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상처에 바르는 연고도 있고 아니면 저희가 연고지 얘기할 때 관계를 뜻하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관계가 단절된 분들의 다친 마음에 저희 복지관 연고를 발라 드리고 관계가 끊어진 이분들의 저희 복지관이 그분들의 연고지가 되어 주겠다는 이렇게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연고 사업은 단순한 일회성 지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내에서 통합적으로 지속가능하게 돌봄이 이어지도록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적으로 주민센터나 유관기관 그리고 지역 상점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서 지역사회 내에서 촘촘하게 관계망을 유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참여자분들한테 지원도 이뤄지고 있는데요. 미납된 건강보험료 체납금을 저희가 지원을 해서 본인이 건강 관리를 통해서 본인이 몸을 놓치지 않도록 그렇게 지원도 하고 있고 아니면 정신과 질환이라든지 아니면 정신 건강적인 문제에서 의료비를 지원을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사회로 다시 나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 드리도록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또 덧붙여서 지역 상점과 좀 연계를 해서 저희가 복지관 쿠폰을 하나 마련해 드려서 본인이 직접 나와 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서 하나의 외출에 건덕지를 하나 더 만드는 이런 형식으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 한 번 집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시는 거군요.
▶ 네 맞습니다. 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복지관이 일방적으로 주로 하는 부분은 아니고요. 저희가 참여자와 함께 목표를 세우고 사회로 나가기 위해서 단순히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지원한 것이 아니라, 사회로 나가기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라고 생각을 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부분도 제일 좋지만 가장 중요한 거는 그 무엇보다 복지관과 연결돼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자신의 어려움을 한 번이라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정말 작은 연결에 큰 힘을 발휘하고 있잖아요. 저희 상계종합사회복지관은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 필요한 자원도 있을 거고 또 정책도 필요할 것 같은데 그 말씀과 함께 이제 마무리를 해 주시죠.
▶ 네. 복지관에서 중장년의 고립과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엔 분명한 한계점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희 상계종합사회복지관은 유관 기관과 민간 기관의 협약인 사회적 고립 가구 통합 지원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고 말씀드린 대로 지역사회에 대해 다양한 주체들과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지역 주민의 관심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사실 복지관과 주민센터에서 이런 사업을 하고 있더라도 지역 주민이 알지 못하면 고립 가구한테 닿기까지가 정말 어렵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뭐 등산로 캠페인이나 미용실 캠페인 등 지역 밀착형으로 직접 나가서 홍보도 하긴 했지만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역 주민의 관심이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민간 기관이다 보니까 정보 접근의 한계점도 있고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공공기관과 긴밀한 협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지금 서울시에서도 외로운 서울 시책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앞으로 좀더 보다 긴밀한 협력이 필요할 것 같고 저희 복지관 같은 경우는 지역 사회 안에 있다 보니까 고립 가구를 가장 먼저 만나는 기관이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이런 현장적인 이야기가 보다 정책이나 시책에 반영돼서 적극적으로 운영되야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오늘 소개해 주신 사업 이름인 ‘연고’. 연결감을 갖고 더는 고립되지 않도록 우리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서울 가톨릭 사회복지회 상계종합사회복지관에 이동우 아드레아 사회복지사님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