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국가 그리고 비그리스도교 국가에서 최초로 열리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이하 서울 WYD)는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 10월 27일 발표된 서울 WYD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2년 후 여름, 전 세계 청년들의 순례 중심이 될 대한민국 서울의 모습을 그려 본다.
세계 청년들에게 전하는 진리·사랑·평화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를 주제 성구로 열리는 서울 WYD는 17번째 WYD로 ▲분단국가 최초 개최 ▲비그리스도교 국가 최초 개최 ▲아시아에서 두 번째 개최 ▲레오 14세 교황 첫 방한 등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서울 WYD는 이런 의미 속에서 대회 참가자를 비롯한 전 세계 청년들에게 진리, 사랑, 평화라는 핵심 가치를 전하게 된다.
핵심 가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정한 주제 성구를 바탕으로 가톨릭의 보편적 가치와 한국적 특성을 반영한 비전과 목표다. 서울 WYD를 통해 이뤄지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온갖 형태의 거짓을 이겨내는 진리 ▲모든 피조물의 생명 존중을 지키는 사랑의 문화 ▲온갖 형태의 폭력을 극복하는 평화를 단순히 의미 전파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 나가도록 이끌게 된다.
세계에서 한국으로, 한국 전역에서 서울로
서울 WYD는 2027년 7월 29일부터 8월 8일까지 10박 11일 일정으로 열린다. 사전대회인 교구대회는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전국에서, 본대회는 8월 3일부터 8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된다.
교구대회 기간 서울을 제외한 전국 15개 교구에 각각 모인 참가자들은 각 교구가 준비한 프로그램에 따라 본당과 가정 체험, 지역 탐방, 공동 전례, 친교 행사 등을 통해 한국교회의 신앙과 삶을 체득한다.
이어 참가자들은 8월 3일부터 서울로 이동해 본대회에 합류한다. 본대회는 역대 WYD 프로그램에 따라 서울 전역에서 펼쳐진다. ▲개막미사를 시작으로 ▲교황 환영 행사 ▲젊은이의 축제(Youth Festival) ▲교리교육 ▲십자가의 길 ▲밤샘 기도가 진행되며, 8일 봉헌되는 ▲파견미사에서는 차기 WYD 개최지도 발표된다.
대규모 인원이 운집할 서울 시내 행사 장소도 관심사 중 하나다. 개막미사와 교황 환영행사, 십자가의 길의 경우 상암 월드컵경기장이나 광화문 광장, 행사의 절정을 이루게 될 밤샘 기도와 파견미사는 올림픽공원이나 여의도 한강 시민공원이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약 30개 언어권 별로 각국 대표 주교들의 강연으로 진행될 교리교육은 서울대교구 내 각 성당에서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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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명의 순례자
서울 WYD 조직위원회는 대회 참가 규모를 최대 100만 명으로 전망하고 있다. 등록 참가자는 최대 50만 명으로 예상하지만, 등록하지 않은 이들도 본대회 각종 행사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WYD 참가자 모집은 개방성·무상성·연대성의 3대 원칙에 따라 운영된다. 비신자나 사전 등록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미등록 참가를 허용하고, 모든 행사에 무료로 등록할 수 있다. 특히 교황이 주례하는 파견미사에는 미등록 참가자들도 대거 운집할 것으로 보인다.
참가자들의 숙박은 ▲가톨릭 교회시설 ▲홈스테이 ▲학교·체육관·공공기관 ▲이웃종교 시설 등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 모든 숙소는 교황청이 제시하는 기준에 따라 서울대교구 내 233개 본당이 권역별 관리 책임을 맡아 식사·위생 점검과 응급 상황 대응을 총괄한다.
대규모의 행사 운영에 손과 발이 되는 것은 3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다. 자원봉사자는 준비 과정부터 기획·실행을 맡는 센터봉사자, 6~12개월가량 서울에 체류하며 봉사하는 장기봉사자, 대회 전후로 2~3주간 현장에서 활동하는 단기봉사자 등으로 구성된다. 서울대교구 각 본당에서 참여하는 신자 1만8000여 명, 중장기봉사자 800여 명, 단기봉사자 1만2000여 명이 활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안전한 대회를 위해
무더운 여름철,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만큼 철저한 안전대책이 마련된다. 폭염에 대비해 이동식 에어컨과 냉풍기, 그늘막, 쉼터 등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고 냉수·얼음 등 음료를 참가자들에게 충분히 공급할 예정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을 중심으로 합동지휘본부와 중앙상황실을 설치해 실시간 의료 대응에도 나선다. 또한 시간대별 스마트 게이트 시스템으로 입·퇴장 인원을 분산시키고, WYD 공식 앱을 통해 교통정보와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등 인파 밀집도를 관리한다.
특히 교회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WYD 특별법이 제정되면 우선적으로 행정·안전·재정·교통·의료·통신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정부·지자체와의 협력 체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정부 보조금이 투입될 경우 이를 안전관리와 의료 대응에 활용할 방침이다.
서울 WYD 조직위는 서울 WYD 총 사업비를 295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중 절반가량이 참가자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숙식과 대회 운영에 쓰인다. WYD의 무상성 원칙에 따라 이 비용은 서울대교구의 출연금을 비롯해 참가자와 전 세계 교구의 연대로 이뤄진 기부금을 중심으로 마련된다.
서울 WYD의 안전하고 성공적인 개최는 국격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WYD는 190개국에서 100만여 명이 현장을 찾고, 실시간 중계로 10억 명이 시청하는 행사로 한국의 문화·종교·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경제적으로도 2.07~3.15조 원의 생산, 0.91~1.37조 원의 부가가치, 1.1~1.6만 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 WYD 조직위 기획사무국장 이영제(요셉) 신부는 “서울 WYD 조직위는 교황청, 정부와 지자체, 민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대회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가겠다”며 “특히 예산과 운영에 있어 신뢰와 투명함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