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가 운영하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이 11월 3일 나프로 임신센터를 5개 직할(서울·여의도·의정부·부천·은평성모) 병원으로 확대하고 문을 연다. 먼저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
나프로 임신법은 시험관 시술이나 인공수정처럼 인위적 임신을 시도하지 않기에 여성 건강에 도움이 되고, 부부간 사랑을 증진해 난임을 극복하는 데 의의를 둔다. 특히 단순한 난임 치료의 대안이 아니라, 여성의 건강을 부부가 함께 관찰해 사랑을 증진하고, 생명의 참된 의미를 깨우쳐주기에 가정과 생명의 가치에도 부합한다. 아울러 난임을 겪지 않은 부부도 언제나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공수정 등 보조생식술과도 엄연히 다르다.
그럼에도 그동안 나프로 임신법이 널리 확대되지 못한 건 실제 임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자리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가톨릭중앙의료원이 2016년 여의도성모병원에 나프로 임신법을 국내 첫 도입한 이후 지난 9년간 임신한 사례는 280여 가족에 달한다. 숫자로 보면 많지 않을 수 있지만, 실제 성공한 사례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적지 않다.
또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0월 초 미국의 나프로 임신법 전문기관 ‘성 바오로 6세 연구소’에 의료진을 파견했고, 장기적으로 국내에서 직접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교회와 병원이 나프로 임신법 저변 확대에 나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7명대로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나프로 임신센터 확대 개소는 단순한 의료 서비스의 확장을 넘어 생명 존중과 건강한 임신·출산을 사회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다. 아울러 최근 정부·여당이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라는 이름으로 낙태를 사실상 자유화하는 정책 추진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의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