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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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미래의 마중물

장현민 시몬(신문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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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쌓여있는 농산물들이 팔리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이 질문은 얼마 전 본지 지면과 영상을 통해 보도한 ‘낭비미식회’ 취재에 참여하게 된 동기였다.

사실 질문에 대한 답은 단순했다. ‘소비기한이 지난 음식물은 당연히 버려진다’이다. 우리의 목표는 당연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을 글과 영상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당연한 것’을 눈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식품 업체들이 음식물을 폐기하는 과정을 취재하는 데 매우 비협조적이었기 때문이다. 한 프랜차이즈 식료품 업체는 본사의 허락을 받고 갔음에도 ‘현장의 사정’을 이유로 취재를 거부했다. 간곡한 부탁을 듣고 용기를 내어 취재에 참여해준 이들이 있었기에 cpbc 기획 보도 ‘낭비미식회’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기사와 다큐가 공개된 후 독자와 시청자들의 반응 또한 인상 깊었다. 기사와 영상을 게재한 SNS 등에서는 댓글을 통해 ‘버려진 농산물의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부터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온 풍족함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소감까지 각양각색이었다.

그 가운데 ‘작은 노력이라도 꾸준히 실천한다면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당장 실천에 나서겠다는 글을 보고 무척 반가웠다. 먹을 만큼만 사서 요리하고, 유통기한이 짧게 남은 식품을 먼저 구매하겠다는 이부터 당장 오늘이라도 냉장고를 정리하겠다는 이들까지. 자신의 일상을 바꾸겠다는 ‘자발적인 각오’가 줄을 이었다.

간혹 ‘남들이 하지 않으면 우리가 하는 게 소용이 없다’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면 힘이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스스로 미래를 위한 마중물이 되겠다고 다짐한 사람들의 ‘각오 릴레이’를 보며 마음을 다잡곤 한다. 더 많은 사람이 미래를 위해 마중물을 부어주길 다시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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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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