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치료에 강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병원들이 관련 연구에서 좋은 성과를 얻거나 새로운 연구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 안과병원 황호식 교수는 노안 문제를 해결할 자동초점 안경 개발에 나섰다. 황 교수는 지난 9월 교육부 한국연구재단의 창의연구형 중견연구 과제에 ‘액체렌즈와 LIDAR 센서를 이용한 자동초점 안경 개발’로 선정돼 3년간 연구에 임하게 됐다.
노안은 눈의 수정체 조절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으로 보통 40대 중반부터 시작된다. 기존에는 돋보기나 다초점 안경으로 불편함을 해소해 돋보기나 다초점 안경 모두 불편하거나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황 교수는 정상 수정체처럼 가까운 곳을 볼 때는 렌즈가 볼록해지고, 먼 곳을 볼 때는 얇아지는 방식으로 자동 초점을 조절하는 안경을 개발할 계획이다. 황 교수는 “관련 특허를 이미 등록했고 1차 시제품도 완성했다”며 “사람들이 일상에서 편하게 쓸 수 있는 형태로 곧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안과 원재연 교수,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 조동우 특임교수, 한국외대 김정주 교수 공동연구팀은 최근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망막-온-어-칩 제작과 이를 기반으로 망막정맥폐쇄 질환을 ‘체외’에서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망막정맥폐쇄’는 고혈압과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으로 망막 혈관이 막혀 시력이 손상되는 주요 실명 질환이다. 아파트 수도관이 막혀 물이 역류하듯 망막의 정맥이 좁아지면,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고 황반부종과 신생 혈관이 발생하여 결국 시력을 잃게 되지만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실제 망막 조직에서 세포만 제거하고 남은 세포외기질로 ‘하이브리드 바이오잉크’를 제작해 망막 고유 생화학적 신호를 그대로 반영한 미세환경을 구현하는 등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이 한계를 극복했다. 이를 통해 신약 평가와 환자 맞춤형 치료 플랫폼으로서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소재 및 나노공학 분야 최상위 국제 학술지 「Advanced Composites and Hybrid Materials」(IF 21.8)에 게재됐다.
의료계에서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병원은 고 김수환 추기경이 기증한 각막을 이식하는 등 이식과 시력교정 수술, 최신 망막 수술,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 등 눈 관련 질환 분야에 전통적으로 강점이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