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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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성당 봉사로 얻는 기쁨과 행복 그리고 감사

김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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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얘기한 히스토리를 통해 15년 전 우리 가족 4명은 같은 날 동시에 세례를 받게 되었고(11월 2일자 ‘신앙단상’ 참고), 세례를 받자마자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나는 독서, 아내는 제대회, 그리고 아이들이 초등학생이었기에 아내는 자모회 봉사도 함께했다. 그런 아내를 돕고자 나 역시 대놓고 비공식적인(?) 자모회 일꾼 봉사를 시작했다. 독서나 자모회 활동이 매일 있는 봉사는 아니었지만, 일주일에 두어 번은 봉사 기회가 주어졌다.

독서를 하기 위해 「매일 미사」 또는 성경을 읽어야 했고, 아내는 제대를 준비하기 위해 제대의 중요성과 전례 용품에 관한 공부를 하게 되었다. 성당에서 많은 봉사활동이 이뤄지지만, 아내와 나는 전례와 관련된 봉사를 하고 있었기에 우리 대화도 각자 봉사와 관련된 이야기부터 신앙 관련, 초등부 주일학교를 다니는 우리 아이들 이야기 등 가족의 신앙생활 관련 내용이 자연스럽게 공통 주제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다 조금씩 다른 주제로 이어지면서 나와 아내의 대화 폭은 넓어져 갔다.

성당에서의 봉사활동은 신앙생활, 개인 성찰, 일상적 삶의 모습 등 내 생활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었지만, 가장 큰 변화는 아내와의 대화, 아이들과의 대화였다. 신앙생활을 하며 봉사하기 전의 생활을 돌이켜보면 아내와의 대화는 주로 부족한 생활비, 다른 집과의 비교 등 답이 없거나 말다툼으로 번지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나마도 나의 대답은 “당신이 알아서 해” 또는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해”가 전부였다.

아이들과의 대화는 “공부해라, 그만 좀 놀아라, 엄마 말 좀 잘 들어라” 등 야단치는 내용이 전부였다. 그러나 신앙생활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부터 대화 주제는 성경을 통해 주님께서 우리를 이끄시고자 하는 것들, 제대회·자모회·독서 등 봉사활동과 관련된 이야기들, 나아가 아이들 부모로서의 자세와 마음가짐 같은 것들로 바뀌었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닌 이들도 잘 알듯이 천주교는 사랑과 감사를 강조한다. 나와 아내는 부모로서 자식에 대한 사랑 때문에 자모회 봉사를 열심히 했고, 나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세례를 받은 아내는 내가 회개를 결심한 데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제대회 봉사를 열심히 했다. 아이들은 깔깔깔 웃으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초등부 주일학교 선생님과 있었던 이야기들을 했고, 나는 아내와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기쁨과 행복을 느끼며 미사 독서에 임했다.

그렇게 봉사활동에 참여한 시간이 쌓이고 흘러 15년이 지났고, 이사를 하면서 본당을 두 번 옮기게 되었지만, 아내와 나의 봉사활동은 변함없이 진행 중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제대회 봉사를 했던 아내는 지금 첫영성체 부모 교리교사로 봉사 중이고, 독서 봉사를 했던 나는 해설 봉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주일학교에 다니던 딸과 아들은 중고등부 교리교사로 봉사하고 있다.

15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오는 성당에서의 봉사는 신앙적 깊이를 더 깊게 해주었고, 이는 자녀들이 어긋나지 않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본이 되었다. 무엇보다 냉랭했던 아내와의 관계, 아이들과의 관계를 사랑으로 더욱 단단하게 해주었다. 이보다 더 기쁘고 행복하며 감사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주 하느님, 제가 누구이기에, 또 제 집안이 무엇이기에, 당신께서 저를 여기까지 데려오셨습니까?”(2사무 7,18) “이제 당신 종의 집안에 기꺼이 복을 내리시어, 당신 앞에서 영원히 있게 해 주십시오. 주 하느님, 당신께서 말씀하셨으니, 당신 종의 집안은 영원히 당신의 복을 받을것입니다.”(2사무 7,29)


 

김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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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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