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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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교구장 2026년 사목서한] 소통하는 공동체, 청년과 함께 미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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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시몬) 대주교는 ‘2026년 교구장 사목서한’을 발표하고, ‘소통하는 공동체’, ‘청년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교구로 이끌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소통하는 공동체를 위해 우선 ‘형제 사제들간의 친교’를 꼽은 옥 대주교는 “교구 사제들이 바쁜 사목 일정 속에서도 피정을 통해 기도하고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고 격려하며 재충전하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사제단이 영적으로 건강할 때 비로소 교구민도 영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제와 신자들의 인격적 친교도 강조했다. 옥 대주교는 “사제는 제단 위에서 가르치는 것 뿐 아니라 신자들의 삶과 신앙 체험을 겸손한 자세로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신자들도 사제를 성사생활의 집전자로 여길 뿐 아니라 함께 하느님 나라를 일궈 나가는 협력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서로 존중하는 인격적인 관계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주길 청하고 활성화된 사목평의회는 소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제도적 장치”라며 “사제와 수도자 그리고 신자가 함께 기도하고 논의하며 그 결정에 책임지는 성숙한 광주대교구의 문화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옥 대주교는 청년들의 삶을 존중하는 문화를 뿌리내리고, 다가올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준비에 함께 힘을 모으자고도 당부했다. 


옥 대주교는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세계청년대회를 위해 각 본당에서는 꾸준히 기도를 바쳐주시고, 청년들이 순례 여정에 필요한 영적·물적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전 교우가 한마음으로 지원해 주시고, 이들을 환대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어르신들의 지혜와 기도가, 장년들의 격려와 후원이, 청년들의 열정과 희망이 하나가 될 때,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세계적인 행사를 완수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사목서한 전문.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이사 6,8)


- 소통하는 공동체, 청년과 함께 미래로 - 사랑하는 형제 사제들과 수도자, 그리고 하느님 나라의 희망인 교형자매 여러분, 주님 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가정에 충만하기를 빕니다. 우리는 지난 5년간 ‘함께 걷는 교회’의 여정 안에서 시대의 징표를 알아차리며 하느님 뜻을 찾아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지속해 왔습니다. 부족하고 더딘 걸음이었지만, 성령의 이끄심 속에서 ‘경청’과 ‘소통’이라는 ‘시노달리타스’의 씨앗이 우리 교구 공동체 안에도 서서히 뿌리내리고 있음을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어렵고 힘든 것이 사람들 간 소통이었습니다. 하느님 백성들 간의 소통, 바로 그것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우리가 세운 네 개의 기둥(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 청소년들이 찾아올 수 있는 교회, 생태 환경을 살리는 교회, 모든 계층과 소통하는 교회) 가운데 소통에 더 역점을 두려 합니다. 또한, 내년에 열릴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특히 청년들에게 좀 더 다가가고 그들의 말에 경청하며 믿음에 대한 확신을 체험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1. 소통하는 공동체
1) 형제 사제들 간의 친교

우리 사제들 사이의 소통과 형제적 나눔이 더욱 활발해질 필요성을 느낍니다. 사제는 홀로 살아가는 섬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입니다. 같은 부르심을 받고 같은 길을 가는 형제 사제들과의 영적, 인간적 유대와 나눔은 필수적입니다. 그런 활동 안에서 영적인 힘을 얻고 사목활동에 활력도 찾을 수 있습니다. 바쁜 사목 일정 속에서도 피정을 통해 기도하고,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고 격려하며 재충전하는 시간을 의도적 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사제단이 영적으로 건강할 때 비로소 교구민도 영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2) 중재자로서 축성생활자

2025년 축성생활의 해를 준비하고 미래의 비전을 마련해오신 우리 수도자들에게 먼저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또한, 수도자들은 생태 환경을 살리는 일에 솔선수범을 해오고 있습니다.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섭리에 순명하고 있는 우리 수도회는 안타깝게도 수도 자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고 세월 속에서 그들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역할이 점점 축소되어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예전엔 본당 내에 갈등이 생기면 수도자들이 중재 자 역할을 하곤 했었는데, 지금은 전례 역할에 더 치중되어 보입니다. ‘하느님 백성의 대화’에서 이미 체험했듯, 원활한 소통을 도와주는 수도자의 역할이 요구됩니다. 그러기 위해선 수도자들끼리의 허심탄회한 소통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미래의 수도자 모습은 어떤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주님을 향했던 첫 마음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우리의 길을 묵묵히 걸어갑시다.
3) 사제와 신자들의 인격적 친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강조하셨듯이, 사제는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어야 합니 다. 이는 신자들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가서 그들의 기쁨과 슬픔, 희망과 고뇌를 함께 느 끼고 나누라는 초대입니다. 사제는 제단 위에서 가르치는 것뿐 아니라, 신자들의 삶과 신앙 체험을 겸손한 자세로 경청해야 합니다. 신자들 또한, 사제를 성사생활의 집전자로 여길 뿐 아니라, 함께 하느님 나라를 일궈 나가는 협력자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서로 존중하는 인격적인 관계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주시길 청합니다. 활성화된 사목평의회는 이러한 소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제도적 장치입니다. 사제와 수도자 그리고 신자가 함께 기도하고 논의하며 그 결정에 책임지는 성숙한 광주대교구의 문화를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4) 교구와 본당, 여러 공동체 간의 협력적 만남

교구청은 본당 사목의 어려움에 더 귀 기울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동반자가 되어 야 합니다. 또한, 본당은 교구 전체의 사목 방향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창의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살아있는 유기체가 되어야 합니다. 교구 정책이 본당의 현실과 만나고, 본당의 생생한 목소리를 교구 사목에 반영하는 쌍방향의 소통 구조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본당 안에서도 사목회 및 각 단체와 소공동체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서로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기도하며 기꺼이 협력하는 따뜻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갑시다.
2. 청년과 함께 미래로
1) 청년들의 삶에 ‘존중’과 ‘경청’을

청년들은 우리가 일방적으로 가르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들의 순수함과 열정으로 교회를 새롭게 하는 귀한 존재입니다. 우리 청년들이 교회와 세상 안에서 무엇을 꿈꾸고 무엇에 아파하는지 진심을 다해 듣고, 만남의 공간을 만들어주며, 교회의 주역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본당과 각 공동체 안에서 청년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들만의 언어를 배우고 그 문화에 동행하며, 때로는 침묵 속에서 그들을 있는 그대로 따뜻하게 품어주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러한 경청을 통해 청년들을 복음의 빛으로 이끌고, 동시에 그들 안에 살아계신 성령의 신선한 목소리를 우리도 듣게 될 것입니다.
2) ‘세계청년대회(WYD)’ 함께 준비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는 세계 각지에서 찾아올 수많은 순례자를 맞이하여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신앙 축제입니다. 이는 단순히 청년들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모든 신자가 각자의 신앙 여정에 따라 놀라운 종교 체험을 하게 되는 귀한 시간입니다. 이러한 세계청년대회를 통해 교회는 활력을 찾고 우리의 신앙을 점검하며 각자의 마음을 새롭 게 다짐하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세계청년대회를 위해 각 본당에서는 꾸준히 기도를 바쳐주시고, 청년들이 순례 여정에 필요한 영적·물적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전 교우가 한마음으로 지원해 주시고, 이들을 환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어르신들의 지혜와 기도가, 장년들의 격려와 후원이, 청년들의 열정과 희망이 하나가 될 때,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세계적인 행사를 완수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와 교구대회를 위해 모든 지혜와 역량을 모읍시다. 앞서 언급했듯이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시작한 이후 가장 어려운 사목 현안이 소통이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신부님들과 소통이 어렵다는 수도자와 신자들의 호소를 듣곤 합니다. 신자와 수도자 그리고 성직자 간에 서로 경청하며 함께 걸어가는 것, 이것이 ‘시노달리타스’의 근본정신이며 광주대교구가 지향하는 새로운 교회론입니다. 저도 하느님 백성들과 더욱 열심히 소통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신부님들도 수도자 및 신자들과 소통하며 시노드적 교회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우리 곁에 ‘성실한 주님의 일꾼들’이 있기에 희망을 느낍니다.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질 한 해, 신앙의 기쁨으로 복된 시간이길 소망하며, 교구민 모두에게 주님만이 주실 수 있는 ‘참 평화가 늘 함께’ 머물기를 바랍니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이사 6,8)라는 성경 말씀처럼, 기꺼이 복음을 위해 투신하는 신자와 성소자가 많아지길 희망합니다.  2025년 11월 대림 첫 주일에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 

옥 현 진 시몬 대주교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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