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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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제가 아직 태아일 때 당신 두 눈이 보셨고

오석준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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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생명은 정자와 난자가 제공하는 유전정보가 결합하는 순간 시작됩니다. 사람의 고유한 DNA와 성별도 이때 결정됩니다. 이것이 나중에 광수, 상철, 영숙, 옥순으로 불리게 될 한 사람 삶의 시작입니다.

제가 생명 관련 강의를 할 때 자주 듣는 질문 몇 가지가 있습니다. ‘배아는 단순한 세포 덩어리가 아닌가?’ 아니요. 배아는 수정 순간부터 유전암호 발현, 단백질 합성을 비롯해 엄마의 월경 주기를 멈추고 젖을 준비시키는 호르몬을 생성합니다. 지속적인 발달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조직하는 살아있는 존재인 겁니다.

‘배아는 엄마에게 의존하는데, 인간인가?’ 네. 인간은 삶의 모든 단계에서 의존적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음식과 산소와 옷과 집이 필요합니다. ‘의존성’이 사람 본성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배아가 인간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은데 인간인가?’ 맞습니다. 인간은 외모로만 인식되는 것이 아니며 평생 배아·아기·어린이·성인·노인 모습이 다릅니다. 배아는 그 나잇대의 인간인 것입니다.

아이는 엄마 몸의 일부가 아닙니다. 아이는 손님입니다. 불임이나 난임으로 아이를 갖기 위해 하는 수많은 시도는 엄청난 고통이 동반되지만, 여성 정체성인 모성애의 본질이 무엇인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반증입니다.

‘낙태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피임이다?’ 아닙니다. 통계에 따르면, 피임이 증가한다고 해서 낙태 횟수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피임약 등은 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시간이 지나면 여성의 신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교회는 “인간의 생명은 그 시작부터 하느님의 창조 행위를 포함하고, 유일한 목적이신 창조주와 영원히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신성하다. 오직 하느님만이 생명의 시작부터 끝까지 생명의 주인이시다. 어떤 상황에서도 누구도 무죄한 인간을 직접 파괴할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258항 참조)고 가르칩니다.

임신과 출산은 확률게임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보내신 선물인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부터 살까 죽을까 불안에 떨어야 한다면 자궁은 ‘오징어 게임’ 세트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오석준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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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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