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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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계획 안에 있는 인간사랑-몸 신학 교리] 교회의 성사성과 가장 오래된 성사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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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신비”(에페 5,32)의 두 번째 부분은 교회의 성사성과 가장 오래된 성사 사이의 관계다. 곧 남편과 아내의 일치(창세기)라는 가장 오래된 표징과 “때가 차자”(갈라 4,4) 아들을 보내어 혼인에 대한 당신의 계획을 드러낸 일이다. 사도 바오로는 이 두 표징을 하나의 위대한 표징과 성사로 봤다. 계시의 두 단계를 말한 ‘큰 신비’, 즉 남자와 여자가 한 몸을 이루는 태고의 단계와 때가 찼을 때 말씀의 육화로 가능해진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통해 후자가 앞의 것을 비추며 이끌고 있다.


그리스도-교회, 남편-아내의 일치를 연결하는 것은 몸 신학 전체 맥락의 핵심 열쇠며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 하나의 위대한 성사를 형성하는 이 두 표징의 상호 관계, 곧 성사적 질서의 토대는 이미 예언서를 통해 호소 됐다. 이사야서, 호세아서, 에제키엘서, 아가에서 하느님 사랑의 특징은 조금씩 다르나 한결같이 신랑의 정결을 말하고 있다. 


특히 이사야서에는 아주 특별하고 풍부한 신학적 내용이 담겨 있는데, 아마도 하느님 편에서 가장 강렬한 사랑의 선언이고 자신의 전부를 건 엄숙한 고백일 것이다. “두려워하지 마라. 네가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으리라. … 너를 만드신 분이 너의 남편 그 이름 만군의 주님이시다.”(이사 54, 4-5) 불충실한 신부에 대한 고발이 아니라 신부를 향한 신랑의 자비로운 사랑의 동기를 강조한다.


하느님과 인간이 맺은 관계는 존재론적이며 동시에 인격적이다. 강생 사건은 단순히 우리를 죄에서 해방시키기 위함만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표현으로 당신의 자유롭고 영원한 사랑에서 왔다. 그러면서 사랑의 동기와 혼인 그리고 계약의 동기가 연결되며 창조주에서 구원자로 발전한다. 


호세아서에서는 처음으로 부부 관계가 출산이나 재산 보장이 아니라, 남편과 아내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로 ‘인격화’됐다. 잠언에선 혼인을 “하느님과 맺은 계약”(2,17)이라 했고, 말라키서에서는 신부를 “너(신랑)와 계약으로 맺어진 아내”(2,14)로 전한다. 


구원적 사랑이 예언서들에서 어떻게 혼인적 사랑으로 드러나는가에 대해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사도 바오로가 ‘너를 만드신 분이 너의 남편’이란 말을 반복하지 않았음을 지적한다. 사도 바오로는 구원자이며 신랑이신 그리스도를 말하고, 그리스도의 구원적 사랑을 교회를 위해 자신을 내어놓음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방법으로 사도 바오로는 구원적 사랑을 교회와 혼인해 교회를 자신의 몸으로 만드는 부부 사랑으로 계시한다. 성사에 대한 이해가 고대보다 넓다. 영원으로부터 하느님 안에 숨겨진 신비의 계시와 성취를 의미했고, 하느님께서 인간을 위하여 준비한 ‘감추어진-계시한(hidden-revealed)’의 긴장 안에서 ‘신비-성사’의 관계로 이해한 것이다. 


혼인이 계약으로 성립된다는 것은 감정에 의한 순간의 사랑만이 아니라, 사랑이 메말라 갈 때도 “사랑해!”라고 말하는 계약자의 의지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이 메말라 간다고 느낄 때 포기가 아니라 도전해야 한다. 이때의 선택 하나하나가 파스카, 곧 죽음과 부활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이러한 결정들에 현존하고, 우리의 변화 그 중심에 함께 하신다. 이렇듯 부부 사랑은 신적 사랑의 친교를 지향하고, 자기 자신을 선물로 내어줌의 원천은 자신이 아니라 하느님 사랑에 대한 응답이다.


이러한 내용들이 좁은 의미로는 세례를 받은 신랑, 신부에게 해당되지만, 넓은 의미론 세례 받지 않은 이들의 혼인도 ‘시원적 성사’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글 _ 김혜숙 막시마(그리스도 왕직 재속 선교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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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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