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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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해] (9) ‘우리 공동의 집’을 위한 순례: 지속 가능한 세계청년대회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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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는 가톨릭 신자가 다수가 아닌 국가에서 처음 열리며, 특히 분단국가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그런데 한반도의 지리적 여건상 해외에서 오는 대부분의 청년은 항공편에 의존하게 되고, 이는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예상 참가자 100만 명이 비행기로 이동할 경우, 이 과정에서만 약 200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한 신앙 축제를 넘어, 우리는 이미 기후위기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이 대회 역시 그 현실과 무관할 수 없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는 선언은, 이 시대의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가 물러서지 않고 새로운 응답을 선택해야 함을 상기시킨다.

 

 

가톨릭교회는 오래전부터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보전하는 책임을 강조해 왔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환경 문제를 도덕적·영적 과제로 다루며, 인간과 자연이 공동체로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피조물은 하느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로마 8,19)라는 말씀은 창조 세계가 인간의 회심과 돌봄을 통해 다시 회복되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러므로 WYD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우리의 신앙이 어떻게 이 세상 안에서 책임을 실천할 것인가를 묻는 자리다.

 

 

WYD 개최에 따른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고 피조물 보호를 위한 본분을 다하기 위해서는 본 행사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행사 장소 건축과 숙박, 교통, 식품, 폐기물, 에너지 사용에 이르기까지 주요 부문의 배출원을 진단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감축→대체→상쇄’의 단계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200만 톤의 온실가스는 25만 그루의 나무 심기로 상쇄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실질적인 감축과 투명한 이행 평가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 집단과 교회, 시민사회, 지방정부, 청년 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지속가능성 협력 플랫폼’이 필요하다.

 

 

특히 분단의 땅에서 열리는 WYD는 평화를 향한 영적 상징성을 지닌다. 이곳에서 우리는 자연과 인간, 남과 북, 세대와 세대 사이의 관계를 다시 잇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환경적 지속가능성은 곧 평화를 이루는 구체적 방식이 될 수 있다. 걷기, 나누기, 절제, 함께 돌보는 삶은 창조 세계의 질서를 회복하며, 우리를 화해와 연대의 공동체로 초대한다. 

 

 

WYD가 단순한 대형 이벤트가 아니라, 지구와 이웃 그리고 미래 세대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신앙적 전환의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피조물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우리의 응답은 이제 말이 아니라 실천이 되어야 한다.

 

 


글 _ 전의찬 스테파노(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세종대학교 기후에너지융합학과 석좌교수)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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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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