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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을 엮다’…대림환, 가족과 함께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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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둘러앉아 정성껏 대림환을 만들며 곧 세상에 오실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던 모습. 한때는 익숙한 풍경이었지만, 이제 점점 잊혀 가는 추억으로만 남아 있는 듯하다. 기다림의 은총을 마음에 새기며, 올해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작은 손길로 대림환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서울 마포구 연희동에서 꽃집 ‘플로데루시’를 운영하는 전지훈 대표(루치아·의정부교구 고양 행신2동본당)의 안내로,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대림환 제작 과정을 소개한다.


 

■ 대림환이 품은 상징

 

 

4개의 대림초와 사철나무 가지로 꾸미는 대림환은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 시기에 특히 눈길을 끄는 장식이다. 

 

 

대림환의 둥근 원은 시작과 끝이 이어진 ‘영원’을 상징하며, 그리스도의 한없는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편백과 비단향나무 등의 상록수(常綠樹)는 변치 않는 생명력과 희망을, 낙상홍과 레드베리 등은 기다림 끝에 맺는 ‘결실’을 상징한다. 진보라와 연보라, 분홍, 흰색 등 네 개의 초는 구약의 4000년과 대림 4주간을 의미하며, 각 색에는 고유한 상징이 담겨 있다. 

 

 

대림 제1주일에 켜는 진보라색 초는 회개와 절제의 시간을 뜻하며, 하느님을 맞이하기 위해 마음을 비우고 준비하는 시기를 상기시킨다. 연보라색 초는 한층 밝아진 색으로, 어둠 속에서 빛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과 희망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표현한다. 

 

 

대림 제3주일에는 분홍색 초에 불을 밝히는데, 이는 기다림 속에서도 기쁨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의미다. 사제는 이날 장미색 제의를 입는다. 사제가 장미색 제의를 입는 날은 1년 중 단 두 차례, 대림 제3주일과 사순 제4주일뿐이다.

 

 

마지막으로 대림 제4주일에는 기쁨과 영광을 상징하는 흰색 초를 밝히며, 온전히 준비된 마음으로 성탄을 맞이하는 대림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 달라진 대림환 풍경

 

 

전지훈 대표는 꽃집을 운영한 지난 12년 동안, 가정에서 직접 대림환을 만드는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초창기에는 본당마다 8~10개씩 대형 대림환을 주문하곤 했고, 신자들이 가족 단위로 함께 찾아와 환을 만들며 대림을 맞이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신앙생활을 비롯한 대부분의 활동이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온라인에서 저렴한 완제품 대림환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정성을 들여 대림환을 만드는 문화도 크게 줄었다.

 

 

전 대표는 “대림환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잎을 꽂고 초를 세우는 그 시간 속에서 기다림을 준비하는 마음을 배우는 것”이라며 “그 시간이 사라진 것이 가장 아쉽다”고 전했다. 그는 “바쁜 일상 중에도 잠시 손을 멈추고 초를 하나하나 꽂는 시간이야말로 대림 시기를 더 깊이 살아가는 작은 실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대림환 만들기 TIP

 

 

대림환을 만들 때 반드시 특정한 열매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천일홍이나 다양한 열매류를 활용해도 충분히 멋스러운 대림환을 만들 수 있다. 다만 생화는 유지 기간이 짧아 피하는 것이 좋다. 상록수 계열 잎들은 꽃시장에서 한 단에 약 3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다.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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