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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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해](10) 아마존의 울림, COP30에서 돌아보는 창조주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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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관문 도시 브라질 벨렝에서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하 COP30)가 열렸다. 이번 회의가 특별한 것은 지구의 거대한 생명 공동체인 아마존 한가운데서 기후위기가 논의됐기 때문이다. COP30은 단순한 국제회의를 넘어, 우리가 잃어버린 생태적 감수성과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과 인류 관계를 다시 묻는 영적 여정이기도 하다. 


아마존은 지구 생물종의 약 10가 서식하는 ‘생명의 보고’이자, 막대한 탄소를 흡수해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생태적 심장이다. 그러나 아마존은 지난 수십 년간 개발·벌채·화재로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이번 COP30을 통해 아마존은 전 인류에게 마지막 경고를 보내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은 과학이나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삶의 방식과 가치 체계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보는 문제이다. 창세기는 “사람을 에덴동산에 두어 경작하고 돌보게 하셨다”(2,15)고 전한다. 이는 인간에게 자연을 파괴할 권리가 아니라, 보전하고 돌볼 의무가 있음을 분명히 말해준다. 아마존의 파괴는 곧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았다’고 하신 세계를 침해하는 행위이다. 오랜 세월 숲과 강 그리고 모든 생명체와 공존해 온 토착 공동체가 보호받지 못한다면 아마존 역시 지켜질 수 없다. 그러므로 COP30은 탄소 감축 논의뿐 아니라 인권과 생태 정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한다. 기후위기, 생태 파괴, 빈곤, 불평등은 각각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 서로 얽혀 있는 구조적 문제다. COP30은 바로 이 ‘연결성의 신학’을 현장에서 묻고 실천하게 하는 자리다. 아마존을 지킨다는 것은 단순히 숲을 보전하는 것을 넘어, 모든 피조물을 향한 사랑과 연대를 회복하는 것이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는 COP30의 메시지는 절박하다.


COP30은 과학과 신학이 함께 만나는 자리이며, 인간의 지혜와 하느님의 창조 섭리를 함께 성찰하는 시간이다. 아마존의 신음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보내는 절박한 외침이자, 하느님께서 맡기신 피조물을 어떻게 돌볼 것인지 묻는 영적 질문이다. 아마존을 지키는 것은 곧 지구를 지키는 일이며, 이는 결국 우리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COP30이 열리고 있는 지금, 우리는 새로운 생태적 회개와 행동의 용기를 품어야 한다.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이 창조 세계가 다시 건강하게 회복되도록, 과학과 신앙, 정책과 실천이 하나로 나아갈 때 비로소 그 희망의 길이 열릴 것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COP30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지구 기온 상승 폭을 1.5℃ 이하로 유지할 시간은 아직 남아 있지만, 그 ‘창’은 거의 닫히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강력한 기후변화 대응 행동과 정책은 더 정의롭고 안정적인 세상을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동시에 역사적 합의안인 파리협정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교황의 메시지는 COP30 현장에서 더욱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글 _ 전의찬 스테파노(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세종대학교 기후에너지융합학과 석좌교수)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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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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