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146,260.4㎡)에 대한 대규모 복합개발 사전협상에 착수한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신세계센트럴·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제안한 개발안은 노후한 터미널을 지하로 통합하고 지상부는 업무·상업·숙박·문화·주거가 결합된 초대형 복합지구로 조성하는 내용이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3·7·9호선이 만나는 핵심 교통 요지다. 1970년대 개통 이후 전국을 연결하는 교통관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노후한 건물과 넓은 주차공간으로 인해 보행 단절과 도시 슬럼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고속버스 진출입에 따른 만성적 교통체증과 대기오염, 소음 등도 문제로 지적된다.
두 회사가 제안한 개발계획에는 노후화된 경부·영동·호남선 고속버스터미널을 지하로 통합하고 현대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고속버스 지하직결차로를 신설해 지상부의 고속버스 교통량을 줄이고, 주변 연결도로를 입체화·지하화해 교통 인프라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한강과 도심을 잇는 보행교 등 보행 인프라 개선안도 담겼다.
서울시는 "개발계획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광역적 차원의 교통개선대책과 지역 필요시설 등에 대해 검토하고 그밖에 지역균형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전협상 과정을 통해 공공,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다양한 논의를 거쳐 구체화할 예정"이라며 "협상을 통해 마련된 계발계획은 이후 민간사업자가 도시관리계획 입안, 건축 인허가 신청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창수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입체복합개발은 단순한 재건축을 넘어 한정된 도심공간을 효율적으로 입체화하는 서울의 도시공간 패러다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주변의 국제교류복합지구·강남 도심(GBD)·여의도(YBD)·용산 국제업무지구를 연결하는 글로벌 핵심거점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주변 시설과 연계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자리한다. 그간 병원과 터미널을 연결하는 지하 통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현재 터미널에서 병원으로 이동하려면 횡단보도나 육교를 이용해야 한다.
병원 측에 따르면 개원 당시부터 터미널과 병원을 잇는 지하 통로 설치 논의가 있었지만 실제로 추진되진 못했다. 병원 관계자는 "개원 당시 계획에는 있었는데 실행이 제대로 되지는 않았다"며 "어떤 형태로 나올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기대감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저변 확대뿐 아니라 병원 단지와 터미널 단지가 함께 성장하는 시너지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