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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평신도 선교사의 길 알았으면”

은퇴 후 탄자니아로 떠나는 선교사 김장오·성정숙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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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꼰솔라따 선교수도회 대전분원에서 만난 부부는 “더 많은 이들이 평신도 선교사의 삶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호 선교사 부부 만남 계기 “우리가 원하던 삶” 환호
수도회 교육 받고 현지에서 한달 실습 후 마음 굳혀



“은퇴기에 있는 이들에게 평신도 선교사의 길이 있다는 걸 널리 알리고 싶어요. 우리 부부도 이런 삶이 있다는 걸 진작 알았더라면 더 일찍 준비했을 거예요.”

김장오(벨라도, 65, 춘천교구 강릉 솔올본당)·성정숙(막시마, 59)씨 부부는 12월 9일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떠난다. 꼰솔라따 선교 수도회가 배출한 두 번째 평신도 선교사 부부다. 은퇴 이후의 삶을 어떻게 가꿀지 고민하던 부부에게 하느님께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아프리카 평신도 선교사의 길을 열어주셨고, 부부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응답했다.

남편 김씨는 고등학교 교사였고, 아내 성씨는 간호사였다. 아들 하나·딸 둘을 키우며 성당에선 사목회, 교리교사, 분과장, 전례부, 매리지엔카운터 주말 팀부부 등을 맡았다. 주중엔 직장, 주말엔 성당에서 사는 삶이었다. 성씨는 “지금 내가 누리는 건 모두 주님께 받은 것이니 늘 주님께 돌려 드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은퇴 후 봉사하며 살자고 아내와 이야기하면서 코이카 해외 활동도 알아봤다”면서 “성당에서 나름 열심히 활동했는데, 수도회의 평신도 선교사의 삶이 있다는 건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부부는 2024년 2월 우연히 성당 지인의 소개로 꼰솔라따 수도회 1호 평신도 선교사 부부 송성호(토마스 아퀴나스)·강은형(로사)씨를 만나게 되면서, 수도회와 선교사의 삶을 알게 됐다. 1호 부부는 탄자니아에서 3년간 평신도 선교사로 살다 왔고 현재 수도회에서 선교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송씨와 강씨 부부는 1호 부부를 만나고 난 뒤 “우리가 원했던 삶을 찾았다”고 환호하며 4월부터 수도회가 운영하는 평신도 선교사 관심자 모임에 참석해 교육을 받았다. 올해 1월엔 선교사 지원자, 1호 부부와 함께 한 달가량 탄자니아에서 지내며 선교 실습을 했고, 평신도 선교사로 살기로 마음을 굳혔다.

남편 김씨는 “떠나기 전엔 두려움이 컸고, 현지에 도착하니 생각한 것보다 부족한 것이 많아 살 수 있을까 싶었다”면서 “이십 일쯤 지나고 나서야 평신도 선교사로 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부부는 원래 50대 중반에 은퇴해 봉사하는 삶을 살기로 계획했다. 은퇴 후 연금을 탈 수 있는 직업을 주신 것도 하느님 뜻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내 성씨가 2015년 난소암 진단을 받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19년 성씨의 암이 재발했을 땐 부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서울에서 강원도 강릉으로 이사했다.

“강릉에 와서 몸이 많이 나아져서 남편과 함께 국내외 할 것 없이 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좋은 시간이었죠. 그런데도 항상 마음속 깊은 곳이 허전했어요. 남편도 늘 뭔가 2 부족하다 했고요. 그러다 평신도 선교사의 삶을 알게 된 거예요. 이렇게 부르시려고 주님께서 그동안 충분히 쉴 수 있도록 해주신 거구나 생각해요.”(아내 성씨)

아내 성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 밖으로 나가서 복음을 전하라고 말씀하신 걸 주보에서 봤는데, 그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아있었다”면서 “이렇게 불러주시고, 밖으로 나가 선교사로서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주셔서 그저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편 김씨는 “선교사 양성 교육을 받으며, 선교가 무엇인지 새롭게 알게 됐고 영적인 면이 채워진다는 걸 느꼈다"면서 “아내와 함께 여러 교육을 찾아다녔고, 그만큼 남들보단 많이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선교사 교육을 받으면서 비로소 신앙을 삶으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 조금씩 깨닫고 있다”고 털어놨다.

“성과·업적·숫자에서 벗어나서 그들과 함께 머물러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게 선배 선교사들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에요. 두잉(Doing), 그러니까 뭔가를 하려 하지 말고 빙(Being), 존재하기만 하면 된다는데, 너무 어려운 일이잖아요. 이제 가서 살아보면 알겠지요. 주님께서 보내주신 것이니 더 걱정하진 않으려고요.”(부부)

부부는 “건강하게 소임을 잘 마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30일 오전 11시 강릉 솔올본당에선 부부를 위한 평신도 선교사 파견미사가 봉헌될 예정이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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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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