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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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새해를 여는 음악 [류재준 그레고리오의 음악여행]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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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에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달력은 그레고리력이지만, 가톨릭에서는 교회력을 따른다. 일 년 단위의 교회 활동 주기를 주님 성탄 대축일로부터 4주 전 주일을 시작으로 짜놓았다.

개신교는 대체적으로 가톨릭의 교회력과 동일하게 지내지만 그렇지 않은 교파도 있다. 솔직히 항상 궁금했던 것이 주님 부활 대축일 날짜가 매년 달라지는 점이다. 교회력이라 해도 날짜의 시작일을 다르게 한 것뿐인데 왜 부활절은 양력 기준으로 매년 달라질까 의문이었다.

주님 부활 대축일은 춘분(낮과 밤이 같은 시기) 후 첫 번째 보름달이 뜨는 날 다음에 오는 첫째 주일로 정했다. 첫 번째 보름달이 뜨는 날은 음력으로 15일을 의미한다.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 정했는데, 사실 이 공의회는 알렉산드리아의 사제 아리우스가 주창한 이단을 반박하기 위해 열렸다. 아리우스는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과 본질적으로 동등하지 않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논박하기 위해 모인 대규모 공의회에서 상당히 많은 것이 제정되었고 지금까지 지켜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음력의 사용 유무인데, 서양에서는 대체로 태양력을 따르지 음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로마·바빌로니아 등은 음력을 사용했고, 유다교는 태음태양력이라고 달과 태양의 움직임을 모두 고려해 만든 역법을 썼다. 태음태양력의 경우 일반 날짜는 양력을 기준으로 하되 명절은 음력을 기준으로 쇤다. 부활절의 시기 계산이 태음태양력을 고려했음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대림 시기를 위해 작곡된 음악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바흐의 칸타타다. ‘이제 오소서, 이방인들의 구세주(Nun komm, der Heiden Heiland BWV 62)’는 교회가 맞는 새해를 활발하고 경쾌하게 그리고 있다. 바흐의 음악 중 가장 즐겁고 신선한 음악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이 곡을 선택하겠다.

네덜란드 바흐소사이어티가 연주한 바흐의 Nun komm, der Heiden Heiland BWV 62

//youtu.be/7oj63klgeEg?si=qYRMfxebqS-rhLy7

같은 단체가 연주한 바흐의 다른 칸타타도 첫 번째 대림절을 위해 쓰였다. 칸타타 ‘기쁘게 높이 날아오르라!(Schwingt freudig euch empor)’ 역시 희망이 넘치며 즐겁고 발랄하다. 이런 아름다운 작품을 현대에도 계속 연주하고 있는 연주 단체의 노고도 잊으면 안 된다.

네덜란드 바흐소사이어티가 연주한 바흐의 Schwingt freudig euch empor BWV 36

//youtu.be/nCwXlEcnXKI?si=neNKPBs_ZRKctoPS

영국 작곡가 허버트 하우얼스(1892~1983)의 작품 ‘티 없는 장미(A Spotless Rose)’도 대림 시기에 많이 연주된다. 1919년에 작곡된 이 곡은 14세기부터 내려오는 무명 시인의 시에 곡을 입힌 것으로 성모 마리아와 예수님의 탄생을 아름답게 표현한 수작이다. ‘티 없는’은 성모 마리아의 순결함을, ‘장미’는 사랑과 구원을 상징한다.

아폴로5가 연주한 하우얼스의 티 없는 장미

//youtu.be/fU039d1wthI?si=-sisPCC1Al3pqfJw

작곡가 류재준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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