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에 자리한 인보성체수도회 ‘인보자연숲교육센터’(센터장 김현미 이냐시아 수녀, Inbo Nature forest Education Center, 이하 INEC)는 아동·청소년에게 하느님·이웃·자연 사랑을 핵심 가치로 한 ‘카리타스(인보·隣保)’ 생태 영성 교육을 펼치는 숲속 생태 영성 교육 시설이다. 도시에서의 삶이 익숙한 아이들이 자연과 다시 연결될 기회를 제공하고, 지구를 착취 대상이 아닌 ‘이웃’으로 느끼게 하는 INEC의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움직이는 생태학교
‘움직이는 생태학교’는 INEC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오감을 활용한 숲 체험을 중심으로 한다. 아이들은 탐험대로 변신해 숲을 관찰하고 만지고 냄새 맡으며 자연의 신비를 온몸으로 경험한다.
직접 나무 둘레와 부피를 재고, 한 그루의 탄소 흡수량을 계산해 자신의 탄소 배출량과 비교해 본다. 단순 숲 체험을 넘어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 것이다.
인간이 배출하는 엄청난 탄소량과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체감하게 하며, 나무가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깨닫게 한다. 센터 내 ‘탄소숲 - 작은지구 정원’은 프로그램의 이해를 더욱 깊게 한다. 대나무를 베어 만든 터널이 이어지고 수세미가 초록 커튼을 이루는 정원을 걸으며 아이들은 생태 지식을 몸소 익힌다.
이주연(레지나) 수녀는 “베어진 나무에도 탄소 저장 기능이 남아 있고, 자연 수세미는 인간에게 그늘을 제공할뿐더러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하지 않는다"라며 “교과서로만 배웠던 지식이 체험을 통해 아이들 마음에 은총처럼 스며든다”고 말했다.
소중한 공동의 집 지구 우리가 지켜요
탄소중립 산림교육 프로그램 ‘소중한 공동의 집 우리가 지켜요’는 기후위기를 미래세대인 아동·청소년이 제대로 인식하고 행동하도록 돕는다. 기후와 생태를 주제로 한 실감형 배움과 놀이·체험활동이 어우러져 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 마지노선인 1.5℃까지 남은 시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후위기 탄소시계를 통해 위기의식을 일깨운 뒤 환경 골든벨, 재활용 교구를 활용한 게임, 대나무 물총을 이용한 ‘노 플라스틱(No-Plastic) 올림픽’ 등을 함께한다.
프로그램 이후 아이들의 실질적인 변화도 돋보인다. 이전에는 에어컨 사용에 무심했던 아이들이 스스로 절전 행동에 나서고, 부모·교사·친구에게 환경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한 아이는 “자연이 이렇게 재미있는 놀이터인 줄 알았으면 나무와 풀꽃, 곤충들을 더 소중히 여겼을 텐데 아쉽다”며 등하굣길에는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 자연을 바라보는 습관을 갖기 시작했다는 소감을 전하고 있다.
건강 증진 크나이프
‘건강 증진 크나이프’는 독일의 세바스티안 크나이프 신부가 창시한 자연치유 요법을 바탕으로 자연의 회복력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스마트폰에 익숙해 움직임이 부족한 아이들이 숲에서 마음껏 뛰놀며 자연 치유를 경험하도록 돕는다.
싱잉볼 명상, 가공식품 대신 채소 간식 먹기, 직접 딴 망개나무잎으로 떡 찌기 등 자연에서 비롯된 건강한 먹거리를 접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또 차가운 물에 팔 담그기, 허리를 펴고 무릎을 굽히지 않은 채 보폭을 크게 내딛는 ‘학다리 걷기’ 등을 통해 건강한 움직임과 감각을 회복한다.
생태 영성 캠프·피정
생태 영성 캠프·피정은 인간뿐 아니라 ‘자연도 이웃으로 사랑하라’는 생태적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전하는 여름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은 놀이용 밧줄, 집라인과 그네, 대나무 썰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숲속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해먹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숲 그늘의 시원함을 체감한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상과, 그 모습을 잃어 가는 지금의 세상을 비교해 보는 창세기 활동은 아이들이 자연의 이웃으로서 작은 실천에 나서야 하는 사명감을 부여한다. 또 지구를 향한 위로 메시지와 실천 계획을 나누고, 캠프·피정 기간 숙소의 에어컨 희망 온도를 높이거나 불필요한 전등은 켜지 않고 스마트폰 사용도 줄이며 자연과 다시 관계 맺는 법을 배운다.
자연과 접촉 없이 살아가는 아이들이 보이는 범불안장애와 주의력결핍 등 일련의 행동 문제에 많은 전문가가 자연과의 재결합을 처방으로 제시한다. 이런 바탕에서 INEC의 체험 중심 프로그램은 교실과 학원, 아파트에 갇혀 자연과 제대로 된 관계를 맺지 못하는 오늘날 아동·청소년에게 꼭 필요한 교육으로 주목받는다.
산림 복지 전문가이자 유아숲지도사인 센터장 김현미 수녀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라는 말씀대로, 아이들이 공동의 집 지구를 가꿀 미래 세대로서 자발적 생태 사도직에 나설 수 있도록 계속 동반하겠다”고 밝혔다.
INEC는 2020년 6월 설립 이후, 수녀회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운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공공·민간 기관의 공모·배분 사업을 통해 필요한 자원을 확보해 왔다. 인력 부족과 재정난 속에서도 네 명의 수녀가 프로그램 운영부터 행정, 기관 협력까지 맡아 센터를 꾸려가고 있다.
※ 후원계좌 농협 301-0170-9011-81 (재)천주교인보성체수도회유지재단
※ 문의 041-404-8500 인보자연숲교육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