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사설] 레오 14세 교황, 일치와 평화의 길을 열다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레오 14세 교황이 11월 27일부터 12월 2일까지 튀르키예와 레바논을 사목 방문했다. 즉위 후 첫 사목 행보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교황은 일치와 평화, 희망의 메시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분열과 갈등의 현실을 직면하며, 교회의 일치 사명을 다시 일깨웠고 그리스도의 평화를 증언하는 것이 교회의 근본 소명임을 보여주는 여정이었다.

교황이 찾은 이즈니크는 1700년 전 제1차 니케아 공의회가 열린 장소다. 당시 교회는 한목소리로 신앙을 고백하며 삼위일체 신앙의 기초를 세웠고, 이곳에서 선포된 니케아 신경은 오늘날까지 전 세계 그리스도인이 함께 고백하는 신앙의 토대가 되고 있다. 교황은 이 의미 깊은 자리에서 바르톨로메오 1세 세계 총대주교와 함께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염원하는 공동 선언을 발표하고, 여러 그리스도교 지도자들과 만났다. 이는 분열의 역사를 딛고 교회가 다시 하나로 나아갈 수 있음을 드러내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이어진 레바논 방문에서는 정치적 혼란과 경제 위기 속에서 신음하는 이들과 소수 그리스도인 공동체 곁에 머물며 위로와 용기를 전했다. 전쟁과 난민 문제, 종파 갈등의 상처가 깊게 남은 땅에서 교황이 건넨 축복과 기도는 강력한 희망의 표징이었다.

레오 14세 교황이 몸소 보여준 경청과 연대의 모습에서 오늘날 교회가 서야 할 자리가 권력의 중심이 아니라 변방임을 다시 확인했다. 교황의 사목 방문은 묻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어떤 신앙을 고백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참된 일치와 평화는 말과 구호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것은 고통받는 이웃 곁에서 함께하는 구체적인 실천에서 비로소 드러난다. 교황의 발걸음이 남긴 울림을 오늘 우리 교회 역시 삶의 자리에서 이어가야 할 것이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12-03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12. 3

시편 121장 7절
주님께서 모든 악에서 너를 지키시고, 네 생명을 지키시도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