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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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우리 아기 만날 수 있겠죠? 기도하며 그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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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임신을 돕는 ‘나프로 임신법’을 통해 생명을 잉태한 임신 33주 차 류아름(루비나·서울대교구 수서동본당) 씨와 남편 강상준(도미니코) 씨 부부에게 올해 대림과 다가올 성탄은 더욱 뜻깊다. 간절한 기다림 끝에 새 생명이 선물처럼 찾아오면서, 부부는 아기 예수의 기다림에 더해 소중한 생명의 탄생을 고대하며 특별한 은총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태명 ‘평온이’를 맞이하게 될 부부의 이야기와, 교회 가르침에 따라 생명을 존중하며 자연 임신을 돕는 나프로 임신법, 이를 실천하는 나프로 임신센터를 소개한다.



몸과 마음, 가정의 건강까지 살펴준 나프로


‘기다림’은 그 마음이 간절할수록 애타고 지난한 과정이다. 하지만 강상준·류아름 씨 부부는 “다행히 나프로 임신법 덕분에 기다림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부부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하느님의 모상인 우리 몸을 이해하고 보듬으며, 기다림의 시간을 사랑과 이해로 채워갔다.


아기를 기다리며 부부는 고민이 많았다. 류 씨는 “아기를 혹여 보내주시지 않을까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도 들었지만 늘 하느님의 뜻대로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류 씨는 임신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며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나프로 임신법과 나프로 임신센터를 알 수 있었지만, 선뜻 센터 방문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남편 강 씨가 서울성모병원 영성부장 태영원(알베르토) 신부로부터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의 나프로 임신센터를 추천받아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었다.


나프로 임신법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새 생명 ‘평온이’가 찾아왔다. 부부는 “무엇보다도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강 씨는 “인공 시술 없이 여성의 몸 상태를 세심히 살피고, 교회 가르침에도 부합하는 방식이라 부담 없이 자연 임신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류 씨도 “신체적·정서적으로 힘든 과정이 많은 다른 난임 프로그램들과 달리, 나프로는 건강 상태에 맞춰 무리 없이 진행됐고, 부부 관계를 돌아보는 계기도 되어 감사했다”고 밝혔다.



각별하게 다가오는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


부부는 본당 청년성가대에서 만나 결혼 후에도 함께 활동하고 있다. 오는 2026년은 평온이와 부부, 셋이 맞이하는 뜻깊은 새해가 되겠지만, 특별한 계획보다는 아기의 태명처럼 ‘평온’하게 지내려 한다. “아름다운 성가를 함께 부르고 미사를 경건히 봉헌하는 것이 최고의 태교라 생각합니다.”


대림 시기를 보내며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는 류 씨는 “예수님을 잉태하고 기다리셨던 성모님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며 “올해 성탄은 다른 시선으로 구유 앞에 서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씨도 “새로운 생명이 자란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깊이 느끼는 요즘”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기쁨과 함께 책임감도 함께 찾아왔다. 강 씨는 “뱃속에서 자라는 생명이 너무 신기하면서도 삶의 무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류 씨는 “태동을 느낄 때마다 아기와 함께 있다는 실감이 든다”며 “앞으로 셋이 함께하는 시간이 설레고 때로는 걱정도 되지만, 지금까지처럼 서로 믿고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저희 부부와 아기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시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합니다.”



■ 새 생명 위한 동행, 나프로 임신센터
“전 세계적으로 병원 안에 나프로 임신센터가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우리 센터는 나프로 교육을 받은 의사와 간호사의 의학적 검사, 그리고 수도자의 영적·심리적 돌봄이 함께 이뤄지는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영성간호부장 송미수 수녀(가타리나·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는 “이런 통합 시스템이 ‘빨리빨리’ 문화 속에서도 자연을 존중하는 난임 치료로서의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나프로 임신법은 자연의 법칙을 존중하며 나만의 가임력을 활용하는 ‘과학’이다. 나프로는 ‘자연적인 가임력 기술(Natural Procreative Technology)’의 영문 약자로, 가톨릭 영성을 바탕으로 건강한 자연임신 가임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2주 간격으로 4차 과정이 기본이며, 그 후의 단계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통한 임신율이 26를 넘는다.  나프로 임신센터 서고은(엘리사벳) 프랙티셔너( Practitioner, 전문가)는 “나프로 교육을 받으며 주기와 가임력이 실제로 맞아떨어지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이은경(데레사) 프랙티셔너는 “한 대상자가 빠른 결과를 원해 시험관 시술로 옮겼다가 과배란 부작용으로 입원했던 사례도 있다”며 “센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전인적 돌봄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나프로 임신센터에서 근무하는 세 명의 프랙티셔너들은 기계적인 임신과 출산을 넘어서서 가정과 생명, 인간에 대한 사랑의 돌봄을 제공한다. 송 수녀는 “언젠가 낙태를 경험한 여성이 임신을 위해 찾아왔을 때 함께 많이 울었고, 생각날 때마다 기도했다”며 “결국 임신했을 땐 제 동생이 임신했을 때보다 더 기뻤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나프로는 임신만이 아니라 우리 몸과 성(性)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송 수녀는 “나프로는 임신을 피하거나 준비하는 데 모두 활용할 수 있으며, 부부가 함께 여성의 몸의 소중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 프랙티셔너는 “청소년기부터 나프로를 성교육에 도입해야 한다”며 “나도 딸들이 자라면 가르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나프로 임신센터는 2017년 여의도성모병원에 처음 문을 열었으며, 2025년 봄부터는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5개 직할 병원에 확대 운영되고 있다. 은평성모병원 나프로 임신센터는 기존 여의도성모병원 인력을 중심으로 문을 열었고, 프랙티셔너 양성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또한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나프로 홍보에 힘썼다. 오석준(레오) 신부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 이경상(바오로) 주교와 함께 홍보 영상을 제작해 적극 알렸다. “나프로는 상업적 논리를 넘어 교회가 해야 하고, 또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교회의 사목자들과 신자들이 함께 생명 교육과 홍보에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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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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