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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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해] (11) 대림 시기, 아마존과 베들레헴이 주는 ‘구원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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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는 단순한 국제회의가 아니라, 우리 신앙에 깊은 질문을 던지는 사건이다. 벨렝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신 베들레헴(Bethlehem)의 포르투갈어 이름이다. 구원의 역사가 시작된 지명을 갖고 있는 도시에서,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더욱이 지금은 대림시기로 구세주의 오심을 기다리며 세상을 새롭게 하고자 하는 희망을 다지는 때다. 벨렝에서 열린 회의는 바로 이 대림의 의미를 세계가 함께 묵상하도록 초대하는 듯하다.


아마존은 지구 생태계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전 세계 생물 종의 10~15가 이곳에 살고 있으며, 숲의 증산작용은 매일 막대한 수분을 대기 중으로 이동시켜 지구 기후 순환을 유지한다. 또한, 아마존 산림은 탄소를 저장해 지구온난화를 완화하는 핵심축이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의 개발, 산불, 무분별한 벌채로 아마존의 20 이상이 이미 파괴되었다. 과학자들은 파괴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되돌릴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는 단지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창조질서의 붕괴다.


대림은 어둠 속에서 빛을 기다리는 시기이며, 회개와 새로운 출발을 요구하는 시간이다. 예수님은 베들레헴의 작은 마구간에서 가난한 모습으로 오셨고, 그분의 오심은 세상을 치유하고자 하는 하느님 사랑의 시작이었다. 우리가 남미의 ‘베들레헴’에서 기후위기를 논의한다는 사실은 바로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다시 돌보라는 부르심이며, 새 생명을 향한 희망을 행동으로 옮기라는 초대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찬미받으소서」에서 “모든 피조물은 우리의 형제요 자매”라고 말하고 있다. 생물 종 하나가 사라질 때, 우리는 하느님 가족의 일부를 잃는 것이다.


아마존의 붕괴는 무엇보다 가난한 이들에게 먼저 고통을 준다. 숲과 함께 살아온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은 사라지고 문화는 붕괴되고 있다. 이는 복음이 강조한 약자 우선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예수님께서 가난한 이들 가운데 오셨음을 기억한다면, 오늘의 아마존 문제는 사회적 문제이자 신앙적 응답이 필요한 과제다. 대림시기를 지내는 우리는 피조물의 신음에 귀 기울이며, 창조세계 회복에 동참할 책임을 지닌다. 아마존을 지키는 일은 단지 숲을 보호하는 활동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새로운 창조에 참여하는 신앙의 행위다.


벨렝은 우리에게 묻는다. “너희는 오늘, 창조세계를 위한 새로운 베들레헴의 희망을 선택하겠는가?”


대림초의 빛은 희망을 상징한다. 오늘 아마존은 그 희망을 간절히 필요로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아마존을 돌보는 일은 곧 생명을 돌보는 일이며, 빛으로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한 우리의 신앙적 준비이다.



글 _ 전의찬 스테파노(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세종대학교 기후에너지융합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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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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