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성탄 대축일을 맞아 전국 교구장들은 어둠을 밝히는 성탄의 의미를 새기며 희망의 여정으로 이어가자고 초대했다. 신앙생활을 쇄신하고, 아기 예수님의 시선을 따라 가난한 이웃과 연대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해 나갈 것도 촉구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이 시대의 어둠 속에서 작은 사랑의 불빛을 들고 희망의 여정을 이어가야 한다”며 희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맞는 성탄을 ‘희망의 여정’으로 연결했다. 전주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는 “성탄은 우리의 삶 한가운데, 특히 우리의 어둠 속에 전해지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춘천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 역시 성탄을 “삶 한가운데서 이어지는 하느님의 사랑의 현존”으로 표현하며, “차갑고 고단한 세상에서도 주님께서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무르신다”고 전했다. 청주교구장 김종강(시몬) 주교도 “어둠이 깊고 가득한 밤은 참된 빛이 드러나는 은총의 시간”이라며, “이 빛의 신비를 깨닫는 것이 성탄의 기쁨을 누리는 것”임을 짚었다.
우리 사회 가장 ‘낮은 곳’을 바라보며, 가난한 이들을 향한 관심도 청했다. 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는 “우리가 그분을 만나려면 주님처럼 우리도 ‘낮은 곳’으로 향해야 한다”며 “내 마음 한편을 비워 가난한 이웃들에게 쉴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원주교구장 조규만(바실리오) 주교는 “베들레헴은 ‘빵의 집’이라는 뜻으로, 훗날 당신은 ‘생명의 빵’이 되셨다”며 “마구간은 가난한 이들의 장소”라고 성탄의 의미를 풀었다. 부산교구장 손삼석(요셉) 주교는 “더 가난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 이주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생각하며 그들을 위해 무엇인가 하자”고 청했다. 마산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는 “가난을 선택하신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무관심의 벽을 넘어 서로에게 다가가자”고 강조했다.
신앙인의 사회적 책임을 환기하는 메시지도 이어졌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는 “성탄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충실함의 표지”라며 “서로를 향한 책임이 회복될 때 성탄의 기쁨은 더욱 밝게 빛날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인공지능(AI)의 문제와 전쟁, 이기심 등으로 “하느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이들”을 지적하며 “소외된 이들이 부르짖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는 “마음의 문을 열어 하느님을 만나며, 사회의 어렵고 힘든 이웃들과 마음을 나누기를” 요청했다. 제주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는 “하느님의 창조를 보존하고, 제주의 생태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판단과 선택들이 이 성탄 안에서 새롭게 다듬어지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성탄의 의미를 새기며 자신을 새롭게 성찰하는 시기로 삼을 것도 당부했다. 안동교구장 권혁주(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는 “성탄은 새로운 시작, 새로운 출발”이라며 주님 안에서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 대전교구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는 “순교 선열들처럼 그리고 마리아와 요셉처럼 겸손한 사람”이 되고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길” 권고했다. 의정부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는 “진정한 성탄은 예수님이 내 마음의 주인이 되시는 날에 이뤄진다”며 “예수님의 은총으로 우리가 변화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군종교구장 서상범(티토) 주교는 “그분께서 보여 주신 겸손과 사랑의 삶을 우리의 일상에서 오롯이 살아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