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순례 여정 중에 이 십자가는 많은 이에게 사랑과 평화, 위로와 희망을 선사했고 참 빛을 밝혀 주었습니다. 이제 서울 순례 여정을 통해 그리스도의 참 빛이 서울에, 이 세상에 널리 퍼져나가 그리스도의 사랑과 자비와 위로가 온 세상에 전해지길 주님께 청합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조직위원회는 12월 20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이하 WYD 상징물) 아시아교회 순례 감사예식 ‘순례의 빛을 서울로, 세상으로!’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2025년 한 해 동안 이어진 WYD 상징물 아시아교회 순례가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은총을 주신 주님께 감사하고, 2026년부터 시작될 한국교회 순례를 앞두고 기도로 하나 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열렸다.
예식 중에는 60명의 참례자가 직접 묵주 알이 되는 ‘공동체 묵주’를 형성해, 세계 곳곳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고통받는 이웃들을 기억하며 묵주기도를 봉헌했다. 참례자들은 가난, 전쟁, 기후위기, 민족 갈등 등으로 고난을 겪는 이들과 세속적 가치에 매몰돼 그리스도의 사랑을 잊은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참례자들은 WYD 상징물 앞에서 경배하며, WYD를 위한 기도도 바쳤다. 행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는 “상징물 앞에서 자주 관상하고, 기도하면서 얻은 힘을 토대로 서울 WYD를 준비해달라”고 격려했다.
WYD 상징물 아시아교회 순례 여정을 공유하며, 순례에 동행한 봉사자가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인도네시아 순례에 동행한 김서연(아녜스) 씨는 “인도네시아 신자들로부터 WYD는 각자의 삶 속에서 신앙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확인하고, 연결되는 행사라는 것을 배웠다”며 “이 만남과 연결이 2027년 서울에서도 이어지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순례에 동행한 송승미(벨리나) 씨도 “일본 신자들과 함께한 미사에서 서로 언어와 환경이 다르지만, 모두 하나의 믿음 안에서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다”며 “우리가 걷는 길이 매번 평탄하지 않겠지만, 하느님께서 주시는 사랑을 간직하고 기쁘게 걸어가겠다”고 전했다.
다가오는 WYD 상징물 한국교회 순례는 2026년 1월 서울대교구를 시작으로, 전국 교구를 거쳐 2027년 5월 전주교구를 끝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참례자들은 한국교회 순례에 대한 기대감도 전했다.
WYD 봉사자 송대호(다윗) 씨는 “WYD 상징물이 이렇게 많은 나라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돼 예식이 더욱 감격스러웠다”며 “1월부터 진행되는 순례와 행사에 젊은이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WYD 상징물 순례는 1984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청년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언하라”는 사명과 함께 전달한 WYD 상징물을 각국 교회가 맞이하는 행사다.
아시아교회 순례는 방글라데시에서 출발해 일본, 필리핀, 대만, 동티모르, 태국, 인도네시아를 거쳐 호주에서 마무리됐다. 조직위는 순례를 위해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를 매개로 방문 국가와 일정을 조율했으며, 한국 청년들을 파견해 아시아 청년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순례 중에는 현지 청년들이 십자가를 들고 행렬하며, 성체조배와 고해성사, 십자가의 길, 떼제 기도, 미사 봉헌 등을 했다. WYD 상징물 순례와 함께 개최된 필리핀 청년대회 개막미사에는 5만5000명이 운집했으며, 그리스도교가 소수 종교인 방글라데시에서도 1만5000여 명이 순례 여정에 동참하는 등 뜨거운 열기 속에 순례가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