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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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전 정착 경험 바탕으로 북향민 조력자로 활동…“북향민 마음 잘 아는 만큼 먼저 손 내밀어 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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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초면 내가 한 해 동안 소망했던 일들, 평화의 도구가 되고자 했던 소망이 이뤄졌는지 점검해 봅니다. 저와 가족이 건강하게 신앙 안에서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새해에도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살기를 기도드립니다.”


북향민으로서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에서 근무하는 김미경(프란치스카 로마나) 북향민지원팀장은 남한에 정착한 지 23년이나 됐지만 새해를 맞이할 때면 북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만 간다. 그래서 한 해 한 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간절한 소망을 빈다.


“2005년부터 시작한 ‘북향민과 함께하는 성탄제’를 올해도 12월 20일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진행했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북향민들이 봉헌한 새해 소망 글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찡합니다. 혈혈단신으로 혼자 낯선 곳에 정착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살아 본 사람만이 알겠지요. 저 역시 20여 년 세월 동안 많은 고난과 시련도 있었지만 늘 감사하는 이유는 신앙 안에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기도로써 풀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 팀장은 지금 이 자리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기쁨이고 영광이라는 생각을 잊은 적이 한 순간도 없다. 새해에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북향민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민화위 신부님들을 도와서 북향민들과의 관계 형성에 중심을 둔 활동을 새롭게 시작하려고 합니다. 남한에 온 북향민들 중 하나원에서 천주교 종교활동을 하신 분들은 지역사회에 정착한 후에도 교회와 연락이 닿지만, 하나원에서 천주교를 접하지 않은 분들과는 접촉이 쉽지 않습니다. 새해에는 북향민들을 위해 발로 뛰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합니다.”


김 팀장은 현재 남한에 정착해 있는 북향민 3만4000여 명이 정부로부터 초기 정착금과 일자리, 주거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고, 민간으로부터 받는 도움도 있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희망했다.


“안정적인 정착과 성공을 꿈꾸며 열심히 살지만 사회보장제도에 편입되지 못해 어려움에 처한 북향민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정부가 더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중국에서 태어나 한국에 들어온 북향민 자녀와 한국에서 태어난 북향민 자녀 각각에 맞는 복지제도도 강화되기를 바랍니다."


김 팀장은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남북 교류나 대화에 가시적인 진척이 없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도 꾸준한 기도와 노력이 있다면 북한도 변화될 것이라는 희망을 드러냈다.


“가톨릭교회는 말 그대로 보편적인 교회입니다. 시대와 문화, 인종과 민족을 넘어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이 되신 하느님의 보편적 사랑을 세상에 선포하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듯, 정치적 흐름에 따라가지 않고 교회가 묵묵히 북한에 대한 지속적인 사랑을 실천한다면 북한도 변화될 것입니다.”


김 팀장은 “갈라진 두 친구 중 한 명이 먼저 손을 내밀고, 그래도 화해가 안 되면 두 번, 세 번 가까워지려는 노력이 있을 때라야 다시 옛 관계를 되찾는다는 믿음으로 우리 정부와 교회가 북한에 꾸준한 화해의 목소리를 내 주기를 바란다”며 “남북 관계 역시 한순간에 눈 녹듯 풀리지는 않아도 서로 마음이 열릴 때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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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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