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리스본 세계청년대회(WYD) 조직위원장 아메리코 아귀아르 추기경이 12월 21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 동교동에서 교계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반대하던 이들까지 대회 조직위 일원으로 포함해 준비
“신자든 비신자든 모든 젊은이 WYD에 참여할 수 있어야
수많은 세계 젊은이 함께할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의 직전 대회인 2023 리스본 WYD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조직위원장 아메리코 아귀아르(포르투갈 세투발교구장) 추기경이 12월 17~22일 방한했다. 대회 개최 노하우를 한국 교회에 전하기 위해서다.
아귀아르 추기경은 12월 21일 오전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성인 유해에 분향한 뒤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 동교동을 방문해 서울대교구 청소년사목 현장을 둘러봤다. 이에 앞서 서울대교구를 방문해 서울 WYD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고 연일 회의에 함께했다.
아귀아르 추기경은 이날 교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편 교회에는 WYD 준비 과정에 있어 이전 대회 조직위원회와 협력하는 좋은 전통이 있다”며 “리스본 WYD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이 서울 WYD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돕고, 궁극적으로 한국과 포르투갈 교회 간 형제애를 이루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아귀아르 추기경은 “한국에서의 시간은 마치 리스본 WYD를 준비하던 때로 과거 여행을 하는 것 같다”며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강조하셨던 것처럼 신자든 비신자든 어떤 환경에 처해있든 모든 젊은이가 WYD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 비결로 서로 경청하고 화합하며 함께 걷는 ‘시노달리타스’를 꼽았다. 리스본 WYD 개최를 반대하는 교회 안팎의 사람도 대회 조직위원회 일원으로 포함시켜 경청했다고 한다. 아귀아르 추기경은 “리스본 WYD에서는 핵심 역할을 맡은 평신도와 2만 5000여 명에 달하는 봉사자가 참여했는데,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며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WYD가 젊은이들에게 어떤 기회가 될지 설득하면서 평신도·사제·주교할 것 없이 함께 걸어나갔다”고 소회했다.
아귀아르 추기경은 절두산 순교성지 방문 중 성인 유해 분향 사진을 서울대교구 측에 거듭 요청할 정도로 이번 방한을 특별히 여겼다. 아귀아르 추기경은 “평신도를 중심으로 순교자의 피로 세워진 한국 교회 역사는 2027 서울 WYD의 주제 성구와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순교자들이 두려움 속에도 보여준 굳건한 믿음은 2027 WYD의 주제 성구인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를 마음 깊이 새기도록 이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순교자 영성으로 세워진 한국 교회와 그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청소년 사목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포르투갈 교회 젊은이들도 한국 교회를 만나 청소년 사목을 경험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아귀아르 추기경은 12월 21일 한국 교회 청소년 사목 현장 방문 일환으로 교구 마니피캇 어린이 합창단 연습 현장을 찾았다. 합창단 어린이들은 아름다운 화음으로 빚어낸 노래를 선사했다. 아귀아르 추기경은 “한국 교회 젊은이들과 함께해 무척 행복하다. 앞으로도 방문할 기회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린이들에게는 “2027년 세계에서 오는 젊은이들 앞에서도 노래를 꼭 들려줬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전 세계 청년들은 한국에 대해 매우 관심이 많습니다. 수많은 젊은이가 함께할 수 있도록 경제적으로 지원해주세요. 한국이 가진 세련된 기술적 능력으로 아직 WYD를 알지 못하는 이들도 끝까지 초대해야 합니다. 그럴 때 서울 WYD가 역사상 최고의 WYD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