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가족 여러분께 새해를 맞아 인사드립니다. 먼저 지난 한 해 힘겨운 시간을 견뎌내신 모든 분께 깊은 위로와 존경을 전합니다. 사회 불안과 경제 위기, 관계의 상처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오신 여러분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짜 주인공입니다.
2025년의 세상은 유난히 흔들렸습니다.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수단과 미얀마 등 여러 지역의 전쟁과 폭력은 많은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이 1억 2000만 명을 넘어섰다는 보고는 인류가 지금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지 냉정하게 보여줍니다. 우리 역시 계엄 사태를 계기로 정치적 편 가르기와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이 격동의 한가운데에서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은 증오 대신 화해와 연대의 시선을 선택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세상을 지배하는 차별과 냉소라는 어둠을 기도의 힘과 사랑의 가치로 거둬낼 수 있음을 알리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셀 수 없는 사랑과 희망의 증거들을 찾아내 세상에 전달했고, 많은 분이 기쁘게 응답해주셨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착한 이웃들을 연결하는 ‘cpbc 사랑의 다리’ 프로젝트 역시 놀라운 희망 증표였습니다. 지난 12월 25주년을 맞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통해 보내주신 성금은 200억 원을 넘어섰고, ‘TV 매일미사’를 통한 나눔 모금도 코로나 이후 143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작은 사랑의 행동, 자비의 손길, 힘든 이를 향한 위로가 하느님께서 주신 ‘보시니 좋은 세상’을 되찾는 최고의 방법임을 직접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은 올해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자 합니다. 우선 한국 사회와 교회가 받은 큰 선물인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가 성공하도록 미디어 동반자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세계청년대회 의미를 세상에 전하고 기록하는 것은 물론, 한국 교회와 신자들이 일궈낸 희망 메시지를 세계에 알려 나갈 것입니다. 각국에서 모인 청년들이 “한국 교회 안에서 참 평화와 희망을 보았다”고 고백할 수 있도록 전 세계 가톨릭 미디어와 연대해 나갈 것입니다.
또 급격한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해 지속 가능한 운영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자 합니다. 특히 제작·기술·아카이브·구독자 서비스 등 여러 영역에서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보다 정확하고 다양한 신앙 서비스를 제공해나갈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카를로 아쿠티스 성인의 정신을 본격적으로 세상과 나누는 한 해로 살고자 합니다. 지난해 아쿠티스 성인을 본사의 두 번째 성인으로 선포하고 성상을 건립한 것도 지금이야말로 성인의 순수한 믿음이 필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성인이 보여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아름다운 조화를 여러 콘텐츠와 행사·사업으로 선보이고 더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을 참된 행복으로 초대하겠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세상의 뉴스는 때로 우리를 두려움과 분노로 몰아넣지만, 우리는 희년 주제처럼 ‘희망의 순례자’로 다시 길을 떠나야 합니다. 희망은 낙관이 아니라, 상처 난 현실 속에도 하느님께서 이미 그 한가운데에서 일하고 계심을 믿는 일입니다.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은 2026년에도 세상의 아픔과 부조리를 숨기지 않되, 한 발 더 나아가 용기와 연대, 기도와 사랑의 이야기를 끝까지 따라가겠습니다. 그 여정에 함께해주실 여러분도 주님이 주시는 은총과 평화 안에서 하루하루 감사하며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